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년 전 내연녀의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내연녀와 함께 중국으로 도주한 A (41)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와 함께 중국으로 도주한 내연녀 B 씨(48)를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996년 12월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의 한 공용주차장으로 B 씨의 남편인 C 씨를 불러내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C 씨를 살해한 후 C 씨가 타고 온 1t 화물차를 이용해 공용주차장에서 11㎞ 떨어진 대구 달성군 옥포면 구마고속도로변 수로로 옮겼다. 이후 휘발유를 이용해 C 씨의 시신을 태워 유기했다. 범행 이후 A 씨는 B 씨와 인천부두에서 화물선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A 씨와 B 씨의 범행 사실은 밀항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들은 C 씨를 살해한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국내로 돌아오기 위해 지난해 11월 중국 상해시 공안국에 출두해 밀항한 사실을 신고해 공안으로부터 구류처분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B 씨는 지난 6일 국내로 강제 출국됐고, 인천공항에서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그 뒤 경찰의 밀항 동기 등 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제적부 등을 열람하던 중 B 씨의 남편이 고속도로에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B 씨도 같은 시기에 실종돼 법원의 장기실종선고에 의해 사망으로 제적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숨진 C 씨의 유족과 달성경찰서의 변사 기록 등을 단서로 수사를 벌여 범행을 밝혀냈다.
한편 2000년 이전에 발생한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15년이다. 이후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해외로 출국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