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7인회와 저녁식사 후…‘진박’ 출마자 선거구 이동
최 의원이 여당의 핵심 친박들과 저녁식사를 한 8일은 20대 총선에 적용할 공천룰을 두고 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모인 의원총회 추인 일이었다. 여의도의 한 고급식당에는 서청원 최고위원, 정갑윤 국회부의장,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정우택 홍문종 등 3선 이상 의원들과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재선)이 동석했다. 정우택 홍문종 윤상현 의원을 뺀 7명은 2014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한 ‘신7인회’ 멤버들이다.
이날의 만찬 회동이 10일 알려지면서 멤버들 사이에선 유출자가 누군지 색출작업도 벌어졌다. 한 참석자는 기자들에게 “우리끼리만 입 닫으면 아무도 모를 텐데 누가 회동 이야기를 했는지 좀 알려달라”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 나는 안 간 것이다. 나는 지역 행사가 있어서 초청만 받았을 뿐 못 갔다”고 발뺌했다. 사실 저녁식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렇게 딱 잡아떼니 오히려 더욱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만찬에서는 20대 총선에서 친박이 선전하자는 이야기와 함께, 현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 향후 친박계 역할론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전언이다. 만찬은 없었다고 시치미를 뗀 데에는 그만큼 당일 거론된 사안이 묵직했다는 말이 된다. 한 참석자는 “대구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들이 소위 ‘진실한 사람들’이라고 갔는데 영 힘을 쓰지 못하니 사람이 더 필요하다. 누가누가 나가는 게 어떠냐,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 참석자는 거론된 인사를 한 명 한 명 불러주기도 했다.
실제 이날 만찬이 있고 나서 대구에서는 달성군에 나섰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중·남구로 옮기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사퇴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일었다. 최 의원은 이후에도 당내 의원들과 계파 구분 없이 섞어 만났지만 이는 ‘8일 회동 희석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8일 만찬을 들키자 부랴부랴 식사 날짜를 잡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 의원과의 만찬에 참석한 의원들 중 비박계는 친박과 다소 가까운 축에 드는 의원들이어서 ‘주비야박(낮에는 비박, 밤에는 친박)’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우리가 남이가,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가 돌았던 이런 회동들 속에서 최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최근 공천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다.
지도부가 제대로 청와대와 행정부를 돕지 않았다느니, 계획이 있으니 열심히 바꿔서 개혁해보자는 이야기까지 거론됐다고 한다. 다분히 김 대표를 겨냥한 것이어서 향후 친박계의 결집 행동이 주목된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