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안 씨의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 무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안 씨)이 올린 글 내용은 대중적 주류 맥주에 관한 것이라 사회적 관심이 많다. 그런데 게시글 내용을 보면 해당 맥주가 위협되는 부류를 특정하고 동종업계 종사자가 작성한 것처럼 써 그 위험성이 믿을 만한 것으로 보이게 해, 글을 읽은 사람이 맥주 음용을 자제해야겠단 생각이 들게 한다”며 “자신이 올린 글이 전파될 경우 경쟁사의 업무방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안 씨가 초범이고 다음날 수사기관에 바로 자수하는 등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이 아니라 개인의 범행으로 보이는 점, 안 씨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 정직 3개월의 내부 징계도 받았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 씨는 지난 2014년 8월 자신의 대학 동아리 회원 20여 명이 들어가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경쟁업체 오비맥주 제품 카스가 몸에 해롭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사결과 안 씨는 “내가 이쪽에서 일해서 그런 게 아니라… 당분간 되도록 카스 먹지 마라” “2014년 6월부터 8월까지 생산한 건 진짜 마시면 안 됨” “특히 가임기 여성들은 무조건 피하라고 해”라는 메시지 등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단체 대화방에 있던 사람들은 안 씨가 보낸 글 내용을 포털 사이트, SNS 등 다른 곳으로 퍼뜨려 재생산·유포됐다.
한편 오비맥주는 지난 2014년 6월 소매점에 납품된 카스 맥주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의가 접수돼 ‘카스 소독약 냄새’ 논란이 일자 해당 제품을 모두 회수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원인을 분석, 그해 8월 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냄새는 산화취와 일광취이며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