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PU)은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1085명과 대한항공 새노동조합(KAPU) 소속 조합원 760명 등 총 조합원 1845명 중 조합원 917명과 새노조 조합원 189명이 찬성표를 던져 총 1106명으로 과반수를 넘었다고 19일 밝혔다.
파업을 위해서는 총 조합원 1845명의 과반인 923명 이상이 찬성하면 됐다.
KPU 조합원은 1065명이 투표해 무려 투표율 98.2%를 기록했다. 반면 KAPU 집행부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소속 조합원 19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앞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37%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총액 대비 1.9% 인상안(기본급·비행수당)을 내놓아 접점을 찾지 못했다.
KPU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도 받았기 때문에 이날 쟁의행위 가결로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당장 파업에 돌입해 비행기를 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수준의 쟁의행위부터 시작해 사측과 추가 협상 정도에 따라 수위를 높여가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쟁의행위 중간에도 회사와 대화는 끊임없이 해 나갈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수위를 높여 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을 통해 모두의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만약 노사 간 추가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파업돌입을 선언해도 80%의 조종인력은 유지해야 한다. 지난 2008년부터 항공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 시에도 필수 업무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말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항공대란’ 이후 11년 만에 파업이 재연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