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딴따라’라고 천대받던 일은 옛말이다. 연예인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선망 받는 직업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 성공하기는 극히 어렵고, 그 성공한 연예인 중에서도 패가망신한 사람이 여럿이다. 특히 최근 연달아 터진 사기사건들이 그렇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활동하는 연예인이 돈 문제에 얽혀 그들의 생명과도 같은 이미지를 구기는 일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연예기획사 관계자, 중견 방송인, 베테랑 매니저 등에게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대로 소개한다.
# 연예기획사 관계자
“연예인이 화려하고 짧은 기간에 큰돈을 만지긴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또한 영화배우면 자존심 때문에 언론에 얼마 받는다고 발표해도 사실 턱 없이 적게 받을 때가 많다. 아무개 배우도 국제영화제 출품급 영화에 출연하면서 언론의 추정이나 공식 발표와는 꽤 차이 나는 금액을 받은 적 있다. 돈을 받아도 소속사와 나누고 매니저, 코디 등 챙겨줘야 하는 금액이 크다. ‘내가 누군데’하는 마음에 씀씀이도 커진다. 그래서 영화배우면 영화와 영화 사이, 가수는 앨범 사이에 돈이 마를 때가 있다. 방송이나 행사를 뛰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인데 하고 싶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중간 정도 인지도 있는 연예인들이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 중견 방송인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혐의도 없는데도 고소, 고발을 걱정해야 할 때가 있다. 별 사건도 아닌데 상대가 연예인이면 협박성으로라도 ‘고소한다’고 으름장 놓는 경우를 많이 봤다. 모두들 연예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이미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길거리를 지나다 먼저 시비를 걸어놓고 폭행죄로 고소한다고 하는 경우도 봤다. 그때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사과하고 넘어갔다. 말도 안 되는 혐의로 고소당해 언론을 타기라도 하면 나중에 무죄로 밝혀지더라도 한 번 더럽혀진 이미지가 회복이 안 되기 때문이다. 주위에 그렇게 이미지 망치고 섭외 뜸해진 연예인 꽤 된다. 바라는 바가 있다면 연예인이 혐의가 있어 고소당했을 때 욕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나중에 무죄로 밝혀졌을 때는 깔끔하게 잊어줬으면, 다시 예전의 마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베테랑 매니저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되려면 아주 어릴 때부터 학업은 물론이고 세상 공부도 포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일을 소속사나 매니저가 해주고 폐쇄적인 환경에서 연습만 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거기다 팬들의 열렬한 지지까지 받으니 ‘나는 뭐든 해도 잘 될거야’라거나 심하면 ‘내가 하는 것은 뭐든 옳아’라는 식으로 자기 확신이 강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연예인은 돈은 많고 연예계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니 사업 등으로 제2의 주머니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기 확신이 강하니 옆에서 말려도 안 듣는 경우가 많다. 세상 일은 모르고 확신만 강한데 사업 욕심은 크니 망하거나,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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