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훌륭’ 결방, ‘댕댕트레킹’ 불참… 공식입장 낼지 관심 ↑
강형욱 관련 퇴사자들의 폭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보듬컴퍼니가 다음달 30일부터 내부 사정으로 교육 서비스를 전면 종료한다는 공지를 내면서다. 중점 사업인 교육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을 놓고 그 배경을 추측하는 과정에서 보듬컴퍼니 퇴사자들이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회사에 대한 비판글을 썼다는 사실이 재조명된 것이다.
당시 퇴사자들은 "여기 퇴사하고 정신과를 계속 다녔다(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 "부부관계인 대표 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외 요구사항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졌다" "카카오톡을 못 깔게 하고 메신저를 지정한 뒤 직원 동의 없이 메신저를 싹 다 감시하고 이 내용으로 직원을 괴롭혔다" "직원들 월급을 정말 최최저임금 수준으로 주는데 그것마저 아깝다고 직원 앞에서 얘기한다" "근무시간 외 휴일에도 근무해야 좋아하지만 물론 보수는 없이 자발적 근무여야 된다"고 폭로했다. 특히 보듬서비스가 잠정 폐업하면서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과정도 일방적인 통보 수준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지난 5월 20일,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이라고 밝힌 A 씨가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재직 당시 상황을 밝혔다. A 씨는 "강형욱이 '숨도 쉬지 마라, 네가 숨 쉬는 게 아깝다' '벌레 보다 못하다. 기어나가라. 그냥 죽어라' 이런 이야기를 매일 했다"며 "목줄을 던지는 건 다반사였다. 맨날 불려나가고 직원들 앞에서 욕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퇴사자 B 씨도 "마지막 급여로 9670원을 받았다. 살면서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견딜 수가 없어 서울고용노동청에 신고하게 됐다"며 "(강형욱으로부터) 퇴직금이 따로 없고, 담당 고객을 끝까지 살피지 못해 급여를 깎은 것이란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노동청에 신고한 끝에 세 차례에 걸쳐 기본급과 연차 수당 등을 포함한 잔여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강형욱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보듬컴퍼니 퇴사자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퇴사자로 파악된 네티즌 C 씨는 "대표이사님, 댓글 지워도 소용없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캡처본, 녹취록 정말 많다"며 "성격상 반성은 안 하시겠죠? 저희 부모님은 이 일이 밝혀졌다고 엄청 기뻐하신다. 저도 기쁘다. 두번 다시 공중파에서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 교정으로 유명세를 얻은 강형욱은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KBS2 '개는 훌륭하다' 등에 출연하며 반려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존의 문제견에 대한 훈육이 물리적인 힘과 강제력을 앞세웠다면 강형욱의 교육은 반려견과 반려인 간 신뢰감 형성에 중점을 두되 엄격하고 단호해야 한다는 '당근과 채찍' 방식이었기에 반려인들의 큰 지지와 호응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강형욱이 품종견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이로 인한 편견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진돗개 견주들은 강형욱에게 진돗개에 대한 뿌리깊은 혐오가 존재하고, 이를 마치 특정 품종의 선천적인 성격인 것처럼 말해 대중들의 진돗개 혐오에 힘을 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진돗개 견주는 "진돗개가 무조건 공격적이고, 언제든지 다른 사람이나 강아지를 해칠 수 있는 무시무시한 견종이라는 걸 본인의 방송 시청자나 유튜브 구독자는 물론, 견주들에게까지 세뇌시키듯이 이야기했다"라며 "오히려 진돗개가 소형견에게 공격 당하거나 위협 당할 때도 소형견을 탓하지 않고, 아무 반격도 없이 당하기만 하는 진돗개 견주에게 일어나지도 않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훈계하듯이 말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강형욱처럼 반려견 교육 분야에서 최상위권 유명인이 실제 견주들이 타파하려 애쓴 오랜 고정관념을 오히려 강화시켜 왔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퇴사자들의 '갑질'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강형욱은 '개통령'의 칭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반납해야 할지의 기로에 섰다. 전날인 5월 20일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이번 논란으로 긴급 결방한 데 이어 강형욱이 메인인 프로그램 유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강형욱이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그가 입장을 표명하는대로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으로 파악된다.
또 강형욱이 참여하기로 했던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의 반려군 동반 행사 '댕댕 트레킹'도 강형욱의 불참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댕댕 트레킹'은 주식회사 1986프로덕션과 보듬컴퍼니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반려동물과 함께 트레킹을 하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앞서 1주차 행사가 5월 18~19일 진행됐고, 2주차 행사는 5월 25~26일 열린다. 강형욱은 트레킹 후 30분간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논란으로 불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군 측은 "트레킹 행사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강형욱 훈련사가 진행할 프로그램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