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서울시의사회(회장 김숙희)는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하여 의사들에게 자율 징계권을 이관하기보다는 기존 의료인 면허 신고제에서 의사만을 대상으로 신고요건을 강화하는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서울시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의료인 면허신고 제도 개선방안’으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전문의 자격번호 및 과목, 의사 면허 신고서’ 등을 언급하는 등 실제로 의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진료행위의 적절성 판단을 위해 진단‧치료 경험 조사 정의와 범위 규정의 어려움, 의료법령 위반으로 인한 행정 처분 및 징계 신고는 이중 처벌의 위험성 존재, 성범죄 관련 형선고 여부는 최소 침해 원칙 위배 우려, 정부에 의해 강제로 추진되는 동료평가제도는 의사간의 상호감시를 요구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음 등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사회는「의료인 면허제도 개선방안 내용 중에서 사실상의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정부의 역할은 의사들에게 자율권을 허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자율 징계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징계권 전체를 타 전문 직종과 마찬가지로 대한의사협회에 완전히 이관하던지 정부가 타율적으로 면허갱신을 추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하며, 자율징계권 전체를 이양 받지 않은 다면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면허개선방안에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 명 서
정부는 의사들의 자율권을 보장하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방안의 골자가 알려지면서 파장이 매우 크다. 해당 안은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방안’이라고 제시되어 있으나 ‘전문의 자격번호 및 과목’, ‘의사 면허 신고서’ 등의 내용을 언급하고 있는바 실제로는 의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해당 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면허신고 요건 강화 방안과 관련하여, 진료행위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진단 또는 치료 경험을 조사하는 것은 정의와 범위 규정이 매우 어려우며, 신체적 질환만 있는 경우에 진료행위를 적절하게 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자의적인 판단이 되어 결과적으로 차별이 될 우려가 있다.
둘째, 의료법령 위반으로 인한 행정 처분 경력, 직무 관련 징계 처분 여부를 신고하게 하여 진료행위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당사자가 이미 행정 처분 또는 징계 처분을 통하여 면허와 관련한 처분을 받았을 경우에 사실상 이중 처벌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셋째, 성범죄 관련 형 선고 여부 신고와 관련하여, 해당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 정보로서 그 수집을 위해 정보 주체의 별도 동의를 받거나 예외적인 법령상 근거가 있어야 하나 현재 법령상 근거가 없어 사실상 그 동의를 강제하는 것이다. 또한 직무와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범죄와 관련한 형’으로 규정하여 진료행위의 적절성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은 최소 침해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
넷째, 동료평가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이러한 제도는 의료계의 자율적인 검토와 도입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으로서 정부의 주도하에 추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추후 법 개정으로 이를 강제화하는 것은 의사간의 상호 감시를 요구하는 것으로서 더욱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본회는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방안 내용 중에서 사실상의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정부의 역할은 의사들에게 자율권을 허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자율 징계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징계권 전체를 타 전문 직종과 마찬가지로 대한의사협회에 완전히 이관하던지 정부가 타율적으로 면허갱신을 추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의료인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본연의 의무로 인해 타 직종보다 높은 윤리적 수준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강제 제재를 통한 타율적인 징계보다 전문가 단체 자체의 자율 자정 노력에 의해서만 면허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율징계권 전체를 이양 받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하는 정부의 면허개선방안에 협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2016. 3. 8 서울특별시의사회
ilyo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