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南 총선이슈] ⑫ 文, 2차 호남방문 돌풍될까, 역풍될까
“판세 뒤집을 마지막 카드” vs “지난해 4·29 광주서을 보선 ‘데자뷰’될 것”
[호남=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12일 또다시 호남을 방문한다.
특히 문 전 대표의 ‘광주 재방문’ 파급력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13 총선 투표일 전날 광주를 사흘만에 다시 방문해 자당 후보들을 지원한다.
부산 출신인 문 전 대표는 총선 정국에서 그간 당의 취약지역을 잇달아 찾다가 호남행(行) 열차에는 한 번도 몸을 실지 않다가 마침내 지난주 경청과 위로 등의 명목으로 호남을 찾았다.
문 전 대표는 11일 오후 6시부터 전남 광양·곡성·구례의 우윤근 후보와 여수갑 송대수 후보, 여수을 백무현 후보를 각각 지원할 계획이다.
12일에도 광주·전남 지역의 주요 격전지를 돈 후 밤에 상경해 수도권 지원 유세를 하는 것으로 20대 총선 지원활동을 마칠 계획이다.
호남 현지 일각과 국민의당 측은 호남 여론을 지적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문 전 대표의 ‘애증’이 교차하는 광주 재방문을 두고 광주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더민주 측에서는 1차 호남 방문으로 호남의 지지를 온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국민의당의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더민주는 문 전 대표의 방문으로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결집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40~50대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경우 2~3군데서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에 방문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도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더민주의 호남권 후보들이 ‘문재인 사죄 효과’를 아직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총선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40여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새누리당과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수도권을 비워놓고 다시 호남행을 택하게 된 진짜 배경이라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은퇴와 대선 불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태다.
현재의 판세가 그대로 총선 결과로 굳어지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 밖에 없는 위기상황이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선거운동 막판 호남을 비워놓고 수도권 지원 유세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가 선거 막판 호남, 특히 광주에 ‘공’을 들이는 것에 대한 민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4·29 광주 서을 보선 ‘데자뷰’가 될 것이란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당시 전국 4곳에서 재보선이 치러졌지만 선거전 기간 6차례나 광주를 찾는 등 사실상 광주에 올인했다.
하지만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 의원(현 국민의당 공동대표)이 신당창당을 주창하며 사실상 야권재편의 되는 불씨가 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문 전 대표의 선거 하루 전 광주 유세가 부동층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을 비워두고 광주행을 감행하는 것은 그만큼 호남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이 아니겠냐”며 “그의 읍소가 ‘돌풍’이 될 경우 더민주가 선전할 수 있지만 ‘역풍’이 되면 ‘완패’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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