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연지 송해공원 사업’ 의혹…군 관계자 “기사를 삐딱하게 쓰고 있어서” 발언도
정보공개청구는 국정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참여·운영의 투명성 등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보장해 주는 제도로 이번 정보공개청구는 본지가 지난달 달성군 사업인 ‘옥연지 송해공원’ 조성 관련 의혹을 취재하면서 요청한 것이다. 청구 내용은 ‘옥연지 송해공원 관련 사업개요 등 정보공개청구(이하 문서1)’와 ‘기세곡천 재해예방사업 실시설계용역 추진계획(이하 문서2)’이다.
취지는 달성군이 언론 등을 통해 밝힌대로 “적은 예산으로 공원을 군 대표 관광지로 조성,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와 부합해 투명하게 추진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문서1은 지난달 7일 접수돼 같은 달 20일 해당 부서가 이메일을 통해 결정을 통지해 왔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10줄 요약(사진1)이 전부다.
사진 1. 본지가 달성군에 옥연지 송해공원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하자 단 10줄로 된 내용만을 전자파일 형태로 보내왔다.
달성군 홈페이지 정보공개 목록에서 해당 문서 전체를 파일 전송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 공개가 결정되면 원칙적으로 해당 기관은 요청한 문서를 원본 열람 또는 사본, 전자파일 형식 등으로 제공하도록 돼 있다.
그간 의혹이 있었던 옥연지 송해공원 사업 관련 부서와 숨바꼭질 취재를 하다못해 신청한 정보공개청구 결과는 고작 10줄, 기 언론사에 보냈던 보도자료보다도 한참 요약된 보나 마나 한 내용이다.
공개된 문서2는 한술 더 떠 9줄 요약(사진2)이다. 지방하천인 기세곡천이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포함 300억 원을 확보한 사업이다. 해당 하천정비사업 예산이 송해공원 사업에 친수(親水)공간 조성 명목으로 흘러들어갈 개연성이 있어 취재를 시작하며 청구한 것이다.
사진 2. 달성군에 지방하천인 기세곡천 정비사업에 관한 정보공개를 요청하자 이번에는 단 9줄로 요약된 내용을 공개했다.
군 정보공개 책임관은 “군정 홍보팀이 각 언론사에 자료 협조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자 신분으로 정보공개청구까지 하면 회사(기자 소속 언론사)에도 부끄러운 일 아닌가? 기사를 삐딱하게 쓰고 있기 때문에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보공개청구의 경우 해당 기관이 접수 후 10일 이내 공개 여부를 신청자에게 회신하도록 돼 있지만 문서2의 경우 20일이 다 돼 직접 결과를 해당 부서에 문의하자 부랴부랴 작성해 보내온 것이다.
공원조성사업과 국가공모사업에 대한 사업계획이 담긴 문서가 비공개 대상일 수는 없다. 또한 군 측도 공개 결정을 했으면서 해당 문서를 요청한 대로 전자파일 또는 복사본으로 제공하지 않고 10줄 요약으로 대신한 것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민원해결을 위해서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공기관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 결정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 ‘7일’ 이내의 범위에서 결정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경우 피청구인인 행정청 또는 위원회가 심판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해야 하며,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1차에 한해 ‘30일’ 범위 내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정당한 정보공개를 위해 해당 부서와 정보공개 책임자와의 실랑이와 숨바꼭질을 한 시간이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군 측은 모든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밟는다면 최대 104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해당 기관이 행여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버티기를 한다든지, 행정소송까지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하세월이다.
또, 이의신청 시 심의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불리한 부분이 많다. 달성군의 경우 위원장으로 부군수와 국·과장급 위원 2명으로 내부위원이 구성되고 외부위원도 3명 포함돼 있다. 외부위원을 누가 위촉하느냐에 따라 군 입장이 반영될 개연성이 크다.
해당 기관이 공개 대상인 문건이라도 행여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행정적 절차를 통해 버티기를 한다면 웬만한 인내와 노력이 없이는 중도 포기할 공산이 크다.
달성군 정보통신과를 통해 최근 5년 내 군이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한 건수와 비율에 대해 문의해 봤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6줄(사진3)에 불과했다.
사진 3. 달성군 정보통신과를 통해 최근 5년 내 군이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한 건수와 비율에 대해서 문의하자 단 6줄로 된 내용만을 보내왔다.
최근 5년 간 달성군은 90%가 넘는 수치로 정보를 공개했다고 밝혔지만 세부사항을 메일로 보내온 것도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아래 표).
정부 3.0 정보공개 사이트의 ‘국민이 찾기 전에 먼저 공개합니다’, ‘정부가 결재한 문서 국민에게 원문 그대로 공개합니다’란 안내 문구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한편, 달성군 정보공개청구 취지인 ‘옥연지 송해공원’ 사업 의혹에 대한 기사는 본지 ‘일요신문(온라인)’ 4월 12, 16, 24일자에 게재됐다.
김성영 기자 ilyod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