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향해 외로운 ‘날갯짓’
2006년 제61회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경남고가 연장 16회(경기시간, 4시간 9분)까지 가는 대 혈투 끝에 광주 진흥고를 2-1로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투수가 부족한 광주 진흥고는 정영일(1988년 11월16일생) 혼자 마운드에서 222개의 공을 뿌려대며 경남고 타자들을 상대했다. 투구수 제한이 없는 고교야구에서 대회 6일 동안 총 741개를 던졌으니 정영일의 팔이 온전할 리 만무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해 2007년 LA 에인절스와 입단 계약을 맺고 온 정영일은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고 1년을 재활훈련 하며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한국에서 혹사당하고 미국에서 치료한 셈이다. 정영일은 다행히 재활훈련을 잘 받아 최고 구속 93마일(150km)의 강속구를 던지기 시작하며 구단의 유망주 6위에 올라있다. 이제 한국에서의 고달프고 힘든 기억은 뒤로하고 당당히 빅 리그에 올라 강속구를 뿌려 대는 정영일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세인트피터스버그=메이저리그 사진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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