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가왕2’ 비상계엄 선포 긴급 편성 악재로 휘청…3회 방송 이후 대반격 시작
12월 17일 4회가 방송되면 바로 이틀 뒤인 19일부터 TV조선 ‘미스터트롯3’도 방송을 시작한다. ‘현역가왕2’ 입장에선 4회 방송 이전에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돌파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야 고정 시청자 층이 두터운 ‘미스터트롯3’와 의미 있는 시청률 대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비상계엄 선포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애초 2회에서 방송될 예정이던 예선전 ‘자체평가전’ 결과가 10일에서야 비로소 나왔다.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참가자는 33명 모두에게 선택을 받아 ‘올버튼’을 기록한 황민호와 환희였다.
‘자체 평가전’ MVP 후보가 이들 두 참가자로 압축된 상황에서 결국 환희에게 MVP 챔피언 벨트가 돌아갔다. 환희는 ‘현역가왕1’의 린처럼 타장르 유명 가수 출신 참가자다. 트롯 가수로는 신인이지만 이미 환희는 더 이상의 가창력 검증이 필요 없는, 알앤비(R&B)와 소울 장르 최고 수준의 가수다. 그리고 트롯 장르를 처음 선보이는 무대에서도 올버튼을 받으며 MVP에 올랐다.
린은 ‘현역가왕1’ 예선전 자체평가전에서 25개의 인정버튼을 받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고 득점자와 MVP가 되진 못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예선전일 뿐이다. ‘현역가왕1’ 예선전 자체평가전 최고 득점자(28표)이자 MVP인 박혜신은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5위에 그쳤다.
MVP가 돼 챔피언 벨트를 받은 환희는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에게 큰절을 했고, 놀란 참가자들과 MC 신동엽도 큰절로 화답했다. 환희는 “근래 받았던 어떤 상보다 제일 값지고 너무 행복한 MVP인 거 같다”라며 “앞으로 트롯이란 장르를 더 공부해서 좋은 노래를 계속해서 많이 들려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MVP가 있으면 반대로 탈락자도 있다. 자체평가전의 탈락자는 34명의 참가자 가운데 4명이다. 탈락후보자는 인정버튼을 27개 이하로 받은 11명이었다. 27개를 받은 강문경, 나태주, 김준수, 26개를 받은 노지훈, 박준영, 25개를 받은 승국이, 24개를 받은 윤준협, 송민준, 23개를 받은 강설민, 김호연, 그리고 16개에 그친 김영철이다. 다만 마스터들은 협의를 통해 탈락자를 ‘인정버튼 점수 순서’가 아닌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기준으로 결정했다.
16개의 가장 저조한 인정버튼을 받은 김영철의 탈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23개의 인정버튼에 그친 강설민과 김호연도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인정버튼 24개를 받은 송민준과 윤준협은 모두 탈락을 피해갔지만 인정버튼 25개를 받은 승국이가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MC 신동엽은 가수 승국이를 “임창정이 발굴한 트롯 원석”이라고 소개했는데 그 이유는 임창정이 만든 연계기획사를 통해 트롯 가수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2019년 발표한 데뷔곡 ‘대세남’과 2022년 발매한 음원 ‘검문할게요’를 모두 임창정이 작곡, 작사했다. 여기에 히트곡 메이커 작곡가 멧돼지도 힘을 보탰다.
승국이는 ‘자체평가전’에서 ‘대세남’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대세남’이라는 노래로 데뷔했는데,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과 달리 저는 따라가지 못했다”라며 “노래는 이찬원, 영탁, 손태진 등 유명한 분들이 불러 유명해졌는데 이 노래 주인이 저라는 건 아무도 모르신다. 이번 무대를 통해 한풀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승국이는 ‘대세남’이 자신의 노래임을 알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본격적인 3회 방송은 본선 1차전인 1:1 데스매치 ‘현장 지목전’으로 시작됐다. 34명의 참가자 가운데 4명이 예선전에서 탈락했고 2명의 ‘미스터리 현역’이 본선에 합류해 총 32명이 16번의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방송은 ‘미스터리 현역’이 누군지를 두고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미 박서진과 신유라는 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들의 본선 합류 소식으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인데 이는 스포일러가 되고 말았다.
‘현장 지목전’은 두 참가자가 총점 500점을 나눠 갖는 제로섬 게임 방식이다. 연예인 판정단 1인 30점씩 총 360점, 국민 판정단 1인 1점씩 총 140점이다. 아무리 좋은 무대를 선보였을지라도 상대 참가자의 무대가 더욱 압도적이라면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첫 무대의 주인공으로 뽑힌 카드의 주인공은 윤준협으로, 그는 정종혁을 지목했다. ‘몰래한 사랑’을 부른 윤준협은 167점을 받는 데 그쳤지만 ‘백년의 약속’을 부른 전종혁은 333점을 받아 승리했다.
두 번째 지목자는 김수찬으로 그는 현역 18년 차 박구윤을 지목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김수찬은 ‘당신의 눈물’로 265점을 받아 ‘간데요 글쎄’를 부른 박구윤(235점)을 30점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승리를 거머줬다. 김수찬이 박구윤을 지목했을 때만큼이나 결과 발표 과정에서도 경악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세 번째로 나카자와 타쿠야가 송민준을 지목했다. 패티김의 ‘이별’을 1절은 일본어, 2절은 한국어로 부른 나카자와 타쿠야는 32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빗속을 둘이서’를 불러 172점에 그친 송민준에게 승리했다.
네 번째 지목자가 된 최수호는 “궁금해서 참을 수 없다”며 ‘미스터리 현역’을 지목했고 정체를 드러낸 참가자는 박서진이었다. 최수호는 ‘왜 돌아보오’를 불렀지만 104점에 그쳤다. 반면 박서진은 장구 연주와 함께 ‘광대’를 불러 396점을 받았다. 미스터리 현역은 예선전을 거치지 않아 핸디캡으로 50점이 차감되는데 그럼에도 346점으로 여유롭게 승리를 거뒀다.
다섯 번째로 호명된 황민호는 11세로 최연소 참가자다. 황민호가 최연장자인 49세 이현승을 지목하자 이현승은 “제 막내딸과 동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민호는 장구를 연주하며 ‘심봤다 심봤어’를 불러 무려 454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구의 신’ 박서진이 황민호의 장구 실력을 보며 “저보다 잘한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다. ‘59년 왕십리’를 선보인 이현승은 46점에 그치며 큰 차이로 패했다.
여섯 번째 지목자 김준수는 정다한을 지목했다. ‘돌고 돌아가는 길’로 무대에 오른 김준수는 MC 신동엽까지 숨을 몰아쉬게 만들 만큼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여 422점을 받은 반면, ‘나는 울었네’를 부른 정다한은 78점의 저조한 점수를 기록했다.
마지막 대결은 슈퍼 루키 곽영광이 뮤트롯 창시자 에녹을 지목하면서 펼쳐진 이날 방송 최고 화제의 무대였다. 곽영광은 ‘거문고야’를 선보였지만 ‘아모르파티’를 선곡한 에녹의 저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에녹이 436점의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하며 64점에 그친 곽영광에게 승리를 거뒀다.
3회 방송에서 7번의 대결이 펼쳐졌고 승자가 된 전종혁, 김수찬, 나카자와 타쿠야, 박서진, 황민호, 김준수, 에녹 등 7명의 참가자가 본선 2차전 직행을 확정했다. 현재까지 최고 득점자는 454점을 받은 황민호이고 그 뒤를 에녹(436점), 김준수(422점) 등이 잇고 있다. 황민호는 예선전 ‘자체평가전’에서 ‘올버튼’을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중간합계에서 최고 득점자가 됐다.
4회가 방송되는 12월 셋째 주부터는 본격적인 ‘현역가왕2’와 ‘미스터트롯3’의 주간 시청률 경쟁이 시작된다. 탄핵 정국의 불안정한 시국은 MBN과 TV조선 두 종합편성채널의 트롯 오디션 대결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현역가왕2’가 2회 방송에서 비상계엄 선포라는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또 다시 민감한 시국 상황으로 뉴스 속보나 특집 뉴스가 긴급 편성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 트롯 업계 관계자는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는 등 대형 이슈가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라며 “화요일에 그런 일이 있다면 ‘현역가왕2’, 목요일이면 ‘미스터트롯3’에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