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부친 한승원 배출한 전남 장흥 비롯해 광주 동구·광산, 전북 남원·정읍 등 출사표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이청준 작가의 생가.
[일요신문] 한국문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을 품으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 광주·전남북 지자체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호남지역에서 문학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지자체는 광주 동구와 광산구, 전남 장흥, 전북 남원·정읍 등이다. 이들 지자체는 내로라하는 문인들을 배출하는 등 문학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으로 저마다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강조한다.
전남에서는 최근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등 유명 작가를 배출한 장흥군이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특히 장흥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이번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의 새로운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근·현대문학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장흥을 빼놓고 한국문학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남도와 장흥군의 논리다. 일찌감치 장흥군을 단일 후보지로 선정한 전남도는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한국문학전집에 수록된 국내 대표작가 24명 중 이청준·한승원·송기숙 등 3명이 장흥 출신이고, 현대문학 등단작가도 120여 명을 배출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남도는 지난해 말부터 ‘남도문예 르네상스’를 최대 역점시책으로 제시하고 장흥을 중심으로 여수~목포 ‘남도문학벨트화’ 사업을 구상,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로, 장흥을 국내 문학탐방과 문학인 교류 중심지로 부각시킬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남도와 장흥군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문학 관광기행 특구로 지정된 사실도 유치 당위성으로 내세우며 옛 교도소 부지를 일찌감치 후보지로 추천했다. 장흥군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문화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면서 문학고장으로 특화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전북에서는 남원시와 정읍시 등 2개 지자체가 유치전에 가세했다. 앞서 전북도는 한국문학관 공모 대상 부지로 정읍시 부전동 내장문화관광부지와 남원시 노암동 함파우유원지 2곳을 확정했다.
정읍시는 현존 유일의 백제 시가문학인 ‘정읍사(井邑詞)’, 한국 가사문학의 효시인 ‘상춘곡’,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기록보존의 성지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 부전동 내장문화관광부지는 기반시설이 완비돼 있고 호남고속도로, KTX 정읍역이 자리 잡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인근에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이 건립 중이며 정읍시립박물관과 농경문화체험관이 자리하고 있어 다른 문화·관광시설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정읍시는 주장한다.
남원시는 ‘춘향전’, ‘흥부전’, ‘만복사지저포기’ 등의 고전문학이 전해지고 ‘혼불’, ‘시골 무사 이성계’, ‘지리산’ 등 현대문학의 배경지임을 강조한다. 한국문학관 유치 때는 이와 연계 관광벨트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예정 부지인 함파우유원지 인근에는 함파우소리체험관과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국악연수원, 국립민속국악원, 남원향토박물관, 남원항공우주천문대, 김병종시립미술관, 도예촌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다양한 문화·예술·관광 인프라까지 갖췄다고 주장한다.
한편 국비 450억 원을 들여 1만 5000㎡의 터에 지어지는 국립한국문학관에는 전시·교육시설, 열람시설, 연구·보존시설, 사무직원시설, 공용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문체부는 지난 25일까지 유치신청을 마감하고 6월 중에 국립한국문학관 입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개관 시점은 2019년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