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신 박감독님 은혜 꼭 갚을게요
나를 발굴한 은인이다. 내 키가 너무 작아서 축구선수로 성공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임 코치님 혼자 될 거라고 생각하셨다. 어쩌면 내가 이 자리에 있게끔 발판을 만들어 준 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민국 전 고려대 감독]
조 감독님 만나기 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곧장 프로에 진출할 수도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고려대에 입학했다. 조 감독님은 나한테 인생 선배님이시다. 내가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게끔 업그레이드 시켜주셨고 선수로서의 기본기를 잃지 않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
최고의 감독님이다. 나한테는 친할아버지나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못난 제자 이천수가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믿고 계시는 분이다. 연세는 많으셔도 축구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대단하셨다. 내가 잘 되는 길이라면 모든 걸 다 해주셨다. 설령 감독님이 피해를 보더라도 날 대우해주시려고 애쓰셨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족’과 같은 분이다.
[히딩크 한일월드컵대표팀 감독]
워낙 똑똑하고 여우같은 분이라고 해야 할까? 처음에는 나에 대한 저평가로 인해 굉장히 시련을 많이 주셨다. 그러다 월드컵이 끝날 때쯤이면 날 제일 많이 좋아해주셨고 아끼셨고 날 에인트호벤으로 데려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분이시다.
[아드보카트 독일월드컵대표팀 감독]
처음 한국에 오시자마자 히딩크 감독님처럼 또 나를 시험에 들게 하셨다. 근데 좀 어설펐다(웃음). 나도 이전에(히딩크 감독 시절) 당한 게 있기 때문에 그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있기 전이었나? 날 불러서 이런 얘기를 해주셨다. ‘내가 외국의 유명 선수들은 다 겪어봤는데 내 첫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깨우쳐준 선수는 네가 처음이다’라고. 그래서 ‘고맙다’라고 말씀하셨다.
[박항서 전남 감독]
재밌고 귀여운(?) 아빠 같은 분이다. 그런데 잔소리가 좀 심하다(웃음). ‘왜 양말을 안 신었느냐’, ‘밥은 먹었느냐’, ‘치료는 했느냐’, ‘지금 어디에 있느냐’며 수시로 묻고 전화를 하신다. 아마 아버지 입장에선 아들이 답답해 보이니까 그러실 것 같은데 이젠 잔소리 좀 줄이시고 건강을 챙기셨으면 좋겠다. 이건 비밀인데, 감독님은 나랑 코치님들 삭발할 때 머리카락이 없으셔서 삭발에 동참 못하셨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
내가 철부지였을 때 태극마크를 달게 해준 분이다. 축구선수는 축구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셨다. 내 몸 상태가 100%로 돌아왔을 때 날 선택하신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시도록 열심히 몸을 만들 것이다. 난 감동을 주는 지도자한테는 감동 이상을 드리고 싶은 놈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