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까지 전체 고정문 63% 교체 목표… 빠른 교체 위해 정부의 추가 재원지원 절실
- 9,797개 총 교체비용 245억, 5년간 광고수익 70억 줄어들지만 시민안전 최우선
- 8월 말까지 82개역 광고판(전체 34%) 철거… 안전 영향 없는 대체광고 개발 중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김태호)는 승객 안전을 위해 승강장안전문에 붙은 광고판을 없애고, 고정문을 선로 쪽에서 열 수 있는 비상문으로 단계적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승강장 내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호벽 역할을 하는 ’고정문‘을 열차 화재 등 비상상황 시 승객이 열차에서 신속하게 탈출이 가능한 상시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고정문에 붙은 광고판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사는 70여 명의 고등학생과 장애인 등을 포함해 256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동차가 정위치에 정지했을 때와 정위치를 벗어나 정지했을 때 승객이 내리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정위치에서는 평균 27.8초가 걸렸지만 위치를 벗어나 섰을 때는 평균 60.9초, 최대 83.8초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 시작으로, 오는 8월 말까지 82개 역 승강장 안전문에 부착된 광고판 1,093개를 철거한다. 이번에 철거되는 광고판 수는 5~8호선 승강장 전체 광고판(총 145개 역, 3,180개) 중 34%에 해당한다.
이번 철거 작업은 승강장 안전문의 안전보호벽(고정문)을 상시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지난 4월 공사가 수립한 「승강장안전문 안전보호벽 개선계획」의 첫 단추다.
공사는 5~8호선에 있는 고정문 총 9,797개를 모두 비상문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5년마다 이뤄지는 광고계약을 새로할 때 철거할 광고판을 제외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 3월 광고계약을 새로 할 때 기존보다 34% 적은 수량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줄어든 광고수익이 5년간 70억 원에 이르지만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정부, 서울시와 함께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16일(목) 밤 5호선 군자역을 시작으로 ▴6월에는 7호선 청담역 등 2개 역 ▴7월에는 5호선 김포공항역 등 39개 역 ▴8월에는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을 포함한 41개 역에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승객 몰림 현상이 많은 역 중 광고가 부착되지 않은 곳이 우선적으로 선정됐으며, 역 상황에 따라 부분 또는 전면 철거한다.
공사는 올해는 광고판 철거에 역점을 두고, 국비, 시비 등 구체적인 재원 방안을 마련해 ’17년부터 고정문을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국토부에서 40%, 서울시에서 30%, 공사에서 30%씩 투입할 예정이다.
고정문 9,797개를 모두 비상문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약 245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민안전을 위해 비상문 교체가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사는 강조했다.
공사는 이번 광고판 철거에 앞서 지난 4월 5호선 양평역에서 광고판을 철거하고 고정문을 비상문으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1억5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공사는 우선 2020년까지 고정문 6,215개(63%)를 비상문으로 바꾸고, 2021년 새로운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나머지도 비상문으로 교체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공사는 광고판 철거로 줄어든 부대수익을 메우고 비상문 교체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체광고를 개발 중이다. 지난 4월부터 광화문역 등 11개 역에서 시범운영 중인 음성광고도 그중 하나다.
음성광고는 열차진입 안내방송에 광고멘트를 넣는 방식으로, 1년간 3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시민반응을 살핀 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태호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시민의 발인 지하철 안전에 대한 시민 우려를 줄여나가기 위해 비상시 승객들이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고정문을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예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지만 공사의 재원만으로는 사실상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안전 확보를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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