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독 물질이 함유된 아모레퍼시픽-한국콜마 등의 치약과 폼클렌저에 판매금지를 내렸다.
[일요신문] ‘아모레퍼시픽-한일제약-한국콜마’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치약 및 의약외품 60여개 제품에 유해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처는 이달 초 관련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이미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2014년 국정조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인 만큼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허가 받은 국내 2000여개 치약·폼클렌저 중 한국콜마의 ‘화이트 플러스 치약’ 등 64개 제품에 트리클로산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클로산은 비누나 치약 등에서 치주질환 예방이나 입냄새 제거, 향균제, 보존제 등으로 쓰이며, 유방암이나 불임 등을 유발하고 갑상선 기능저하 등을 유발하는 유독 물질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트리클로산이 간섬유화와 암을 일으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미 여러 번의 연구 결과 간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치약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덴탈아이큐타타르케어’ 시리즈 5개 제품, 한일제약의 ‘뉴닥터에이지플러스골드치약’, ‘닥터에이지플러스한방치약’ 등 6개 제품, 성원제약의 ‘데메테르덴탈치약레몬그라스향’ 등 3개 제품, 제이아이바이오신약의 ‘미네랄큐플러스치약’, ‘미토피아미소흑치약’, ‘신화건치보감치약’ 등 4개 제품, 생잎제약의 ‘생잎건치보감치약’, 씨제이라이온의 ‘시스테마인터덴탈겔치약’, 피앤디코스켐의 ‘아리사치약’, 아세아나제약의 ‘프리오티스케어치약’, ‘하이앤예스크린앤화이트치약’, 한국콜마의 ‘화이트플러스치약’ 등이다.
폼클렌저는 한국콜마의 ‘아톰미이브닝케어폼클렌징크림’, ‘티엔아크네훼이셜폼클렌저’, ‘토니모리닥터토니에이씨컨트롤아크네클렌징폼’, ‘오알파컨트롤플러스아크네폼클렌저’, ‘식물나라트러블클린클렌징폼’, ‘인쏘뷰아크닉아크네폼클렌저’, ‘토니랩에이씨컨트롤아크네폼클렌저’ 등 10개 제품에 트리클로산이 들어있었다.
또한 소망화장품의 ‘다나한에코퓨어에이디파잉폼클렌징크림’, ‘에코퓨어에이디파잉폼클렌징크림’, ‘꽃을든남자에이디파잉폼클렌징크림’ 등 5개 제품, 서울화장품의 ‘닥터영에이씨아웃클렌징폼크림’, ‘티스킨트러블솔루션아크네폼클렌징크림’ 등 3개 제품 등에도 함유돼 있었다.
이들 제품 중 일부는 이미 단종 등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제품은 아직도 시중 판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그동안 구강용품 등 의약외품 제조에 사용할 경우 트리클로산 함유를 0.3%까지만 제한적 사용을 허용해 왔다.
반면 미국 미네소타주에서는 2014년 5월부터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 판매 금지법’이 통과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국회 국정감사 때 트리클로산 성분에 대한 유해성 지적이 있었다.
한편, 트리클로산 논란이 일자 이달 초 치약 등 구강용품에 트리클로산 사용을 금지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있은 지 2년 만에 금지된 것은 뒷북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해성 평가 결과 기존 허용기준 0.3% 이하에서 위해성은 없지만 치약, 비누, 화장품 등에 들어 있는 트리클로산과의 누적 노출을 고려해 트리클로산 사용을 제한키로 했다”면서, “사용금지 처분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