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와 태국 라용지방 만나이 섬에서 날아와
학암포에서 발견된 숲새(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충남=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은 4일 태안해안국립공원 학암포에서 조류 가락지부착 조사를 진행하던 중, 러시아 연해주 지방에서 날아온 ‘숲새’와 태국 라용 지방의 만나이섬에서 날아온 ‘쇠개개비’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숲새는 러시아의 버드 링잉 센터(Bird Ringing Center)가 2013년 8월 24일 연해주 지방의 프라바야리토브카강 부근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로 약 2년 8개월이 지난 올해 4월 30일 약 862km 떨어진 태안해안 학암포에서 발견되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는 러시아의 버드 링잉 센터에 숲새에 부착된 가락지의 사실 관계를 요청하고 최종 확인을 받았다.
숲새 이동 경로
이번에 발견된 숲새는 최소 4년 이상 된 ‘어미 새’로 추정되며, 2013년 러시아에서 방사된 이후 동남아지역에서 월동을 한 후, 번식을 위해 북상하던 중 태안해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숲새는 대만, 중국 동남부, 미얀마에서 월동하고 우리나라와 중국 북동부, 사할린 남부, 쿠릴열도 남부, 일본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다.
이번 발견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지역이 중국 남부 또는 동남아시아 등의 월동지로부터 러시아, 일본, 국내 번식지로 북상하는 숲새의 중요한 이동경로임이 확인된 첫 사례다.
학암포에서 발견된 쇠개개비(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또 지난 6월 2일, 태국 라용 지방의 만나이섬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쇠개개비’도 3,636km 떨어진 태안 학암포에서 발견되었다.
이번에 발견된 쇠개개비는 올해 5월 4일 태국의 공원청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로, 한달 만에 태안 학암포에서 확인되었다.
쇠개개비는 중국 남부, 태국, 미얀마에서 월동하고 중국 동북부와 우수리강, 사할린 등지와 드물게는 국내에서 발견되는 여름철새이자, 국내를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다.
철새연구센터는 태국의 조류보호협회에 확인 작업을 거친 후 ‘쇠개개비’의 이동경로가 태국으로부터 확인된 첫 기록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조사를 통해 일본의 시네마현, 미야기현 등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쇠개개비가 6차례 흑산도, 홍도 일대에서 확인된 바 있으며, 태안해안 일대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쇠개개비 이동경로
철새연구센터는 이번 ‘쇠개개비’의 발견을 통해 태안 학암포가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는 철새의 중요 이동경로 중 하나임을 새롭게 확인했다.
권영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은 “태안해안에서 조류가락지부착 조사가 시행된 이후 2년 동안 새로운 철새 이동경로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새로이 밝히고 철새도래지 보호를 위해 가락지부착 조사 지역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