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맞수 김응용 감독에 대한 생각

	▲ 삼성 김응용 감독

김성근 감독은 김응용(61) 삼성 감독과 자신을 천원짜리 살림과 만원짜리 살림으로 비유한다. 즉 지금까지 김성근 감독이 맡았던 팀들이 주로 천원짜리 살림살이였다면 김응용 감독은 만원짜리 살림살이로 큰소리 치며 떵떵거릴 수 있었다는 것.

두 사람이 기업은행과 한일은행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인생 자체가 절대 비교의 출발점이다. 당시 기업은행은 예전 쌍방울과 같이 경제난, 선수난에 허덕거린 반면, 한일은행은 지금의 삼성 군단과 같은 막강한 화력으로 김응용 감독의 기를 한껏 살게 했다.

출발이 그런 모양새라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김응용 감독은 ‘우승 제조기’라는 화려한 명성과 탄탄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밥먹듯이 해치웠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이 이번이 처음일 만큼 우여곡절의 감독 생활을 거쳐왔다. 김성근 감독 스스로도 김응용 감독을 ‘일류 인생’, 자신을 ‘이류 인생’이라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가끔은 자신도 예전 해태와 지금의 삼성 선수들처럼 탄탄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멋진 승부를 선보이고 싶을 때도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쌍방울, 태평양 모두 힘들 때마다 감독 자리에 올랐고 지금의 LG도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해서 정신없이 투수 교체를 해야하는 가난한 집안이기는 매한가지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