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정규 학교보다는 돌봄시설에 가까워”…이용 부모들 “아이들 다시 갈 곳 잃을까” 우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사립학교를 설립하려면 교육감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A 학교는 2021년 경기도 대안교육기관 조례에 따라 대안교육기관으로 신고했지만, 2022년 대안교육기관법 시행 이후 경기도교육청에 별도 등록 절차를 밟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단순 돌봄센터를 넘어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해온 것인지가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9월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에도 별도로 대안교육기관을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며 “후보자가 직접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의 운영 등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었으나, 향후 신속하게 적정한 등록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 학교는 보건복지부 인가를 받은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이 조합은 2019년 용인시 고기리의 한 발달장애인 돌봄센터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자 기존 이용 부모들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여기서 김 후보자의 아내는 특수교사, 아들은 작업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9월 7일 ‘일요신문i’가 직접 찾아간 A 학교에는 발달장애 아동 10명 안팎이 있었고, 건물 외부에서는 ‘A’라는 이름만 적혀 있을 뿐 ‘학교’라는 명칭을 확인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학부모들이 센터를 찾아와 아이들을 한 명씩 데리고 귀가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시간표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6교시 형태의 프로그램과 오후 5시 30분부터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한다고 나와 있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프로그램은 교과 중심의 정규 교육과정보다는 놀이·휴식 등 돌봄 성격의 활동이 주를 이뤘다.
교육당국도 현장 점검 결과 A 학교를 정규 학교와 같은 형태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을 점검했을 당시 중증 장애 아동들이 누워 쉬거나 돌봄을 받는 모습이 많아 일반적인 학교 수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며 “학교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정규 교육과정이 갖춰져 있는지 등을 보는데, 이곳은 교육기관보다는 보육·돌봄시설에 가까워 보였다”고 설명했다.
교육당국이 올해 초 미인가 국제학교나 학원형 교육시설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조사에서 A 학교는 제외됐는데 역시 보육·돌봄시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측에 따르면 이곳은 특수학교 정원 부족이나 일반학교 특수학급 적응 문제 등으로 제도권 교육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지 못한 중증 발달장애 아동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특수학교는 정원이 적어 현실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도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며 “이런 아이들이 대안교육기관이나 돌봄시설에서 종일반 형태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번 논란이 센터 운영 위축이나 이용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도 나온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A 학교 이용 부모들은 입장문을 통해 “갈 곳을 찾지 못해 세상으로부터 방황하던 아이들에게 이곳은 생애 처음으로 사회를 배운 곳”이라며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다니는지부터 살펴봐 달라”고 전했다.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은 문제가 된 ‘학교’ 명칭 사용에 대해서는 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9월 7일 수원교육지원청은 A 학교를 방문해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 등에 사용한 ‘학교’ 명칭을 시정하도록 안내했다.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측은 해당 명칭을 편의상 사용했을 뿐 정식 학교로 홍보한 적은 없으며, 본래 목적은 발달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당국은 시정 기한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고발·수사 의뢰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