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 부르는 초겨울 삶의 노래 ‘별똥별 헤는 밤’
[경남=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포크 싱어송라이터’ 박창근이 진주를 찾는다.
박창근은 대학 시절 대구지역에서 여러 포크 그룹에서 실력을 닦은 후 1999년 첫 솔로 앨범 ‘안티 미토스’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싱어송 라이터의 길을 걸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박창근은 그동안 프로젝트 앨범, 솔로 앨범, 듀엣 앨범 등 다섯 장의 음반을 냈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는 대구에서 결식가정과 독거노인 돕기 거리공연으로 매달 모금액 전액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고(故) 김광석 주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주연배우 이풍세 역으로 5년 동안 많은 관객과 만났다. 뮤지컬은 성공적이었다.
박창근은 ‘고음과 미성의 가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박창근은 라이브 무대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그만의 색깔과 깊이, 아름답고 믿음직한 특유의 고음을 내뿜으며 관객을 전율케 한다.
사람 마음에 깊숙이 밀고 들어와 숨겨져 있던 감성을 건드려 깨우는 목소리는 그만의 장기이자 특징이다.
평론가들은 “작품의 메시지와 잘 어우러진 그의 고음은 때로는 여성적인 미성이며, 때로는 달리는 말처럼 힘차고, 칼날처럼 예리하게 뻗어나간다”고 극찬한다.
팬들은 박창근과 김광석을 곧잘 비유하지만, 그가 김광석에게서 배운 것은 진정성이다. 끊임없는 연습, 집요한 고민, 냉철한 자기성찰과 치밀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 이를 방증한다.
박창근은 이번 진주 공연에서 자신의 신곡 <흔들리는 봄>, <그대는 아직 소녀> 등과 기존 음반의 대표곡들, 김광석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먼지가 되어>, 산울림의 <독백> 등을 들려준다.
이외에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과 그의 한때 연인이었던 존 바에즈의 포크송 몇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아우르는 이러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은 포크 음악의 정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창근 진주콘서트를 주관하는 단체는 좀 이색적이다. 경상대 교수, 직원, 일반인, 진주지역 예술단체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우주호’는 사실 페이스북 그룹의 이름이다.
‘지구인의 그리움’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우주호’는 번다한 지구적 삶에서 벗어나 영혼의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이며,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의 태초의 시원(始原)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별똥별 헤는 밤’이라는 공연 주제는 ‘우주호’가 찾아 헤매는 가치, 의미, 희망과 연결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10월 말 경상대학교 인문주간 행사의 하나로 진주를 찾은 박창근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마련됐다. 인연이라는 것은 겨울보다는 봄이나 여름, 소외보다는 소통과 공감, 금속보다는 물이나 구름에 가깝다.
그래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단단하게 연결되며 부드럽게 흘러가는 것이다. 우주호와 박창근의 인연은 이번 진주 콘서트를 계기로 진주시민 전체에게로 확장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시 박창근 초청공연을 기획한 경상대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가 후원을 맡았다.
우주호 회원들은 “경상대에서 열린 ‘박창근의 아름다운 동행(同行)-가을 인문학 여행!’이란 공연을 함께한 회원들이 진주시민을 위해 앙코르공연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박창근 씨가 흔쾌히 동의했다. 그가 들려주는 노래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시민들, 최근의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더욱 추운 겨울을 맞는 시민들에게 따뜻하고 달콤한 한 잔의 노래의 차(茶)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