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망좋은 집> 스틸컷
[일요신문] 개그우먼 곽현화의 동의 없이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유료 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영화 감독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6단독 김주완 판사는 무고 및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이수성 감독(42)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여배우의 영화 출연 계약에 노출 유무는 매우 민감한 사항이며 당시 노출 장면을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면 갑작스럽게 요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이를 요구했고 곽씨는 최초 약정대로 이를 거부하거나 추가 영화 출연료 등을 요구하지 않은 채 촬영에 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는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되는데 곽씨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삭제해 배포하지 않겠다는 구두 약정만 믿고 촬영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상반된 이해관계에 비춰 약정이 있었다기보다 곽씨가 노출 장면을 삭제해달라고 울면서 매달리자 마지못해 요구에 응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계약서 상에 이 감독이 영화와 관련해 ‘모든 지적 재산권의 유일하고 독점적인 권리자가 된다’고 명시된 부분을 들며 “의견을 묻지 않고 노출 장면이 있는 영화를 배포했다고 해도, 계약서 상 편집, 배포 권한이 모두 이 감독에게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곽현화는 2012년 이 감독의 <전망좋은 집>의 여주인공으로 촬영했다. 당초 이 감독은 곽현화와 상반신 노출 장면은 촬영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촬영 도중 이 감독이 “상반신 노출은 극의 흐름상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편집 과정에서 보고 노출 장면을 제외할 것인지 결정하자고 곽현화를 설득, 상반신 노출신을 촬영했다.
촬영 후 곽현화는 노출 장면 공개를 거부했고 이 장면은 영화 개봉작에서는 삭제됐다.
이후 이 감독은 문제의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 등의 명목으로 영화 투자·배포사, 인터넷 파일공유사이트, IPTV 등에 유료로 판매했다.
이에 곽현화는 이 감독을 2014년 4월에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6월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무고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