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도 | ||
지난 17일 전세계 28개국, 7천4백3개의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된 <왕의 귀환>이 하루 동안 벌어들인 금액은 총 2천3백50만달러(약 2백80억원)였으며, 24일 현재 전세계에서 거두어 들인 흥행 수익은 1억6천만달러(약 1천9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흥행 수입 외에도 <반지의 제왕>이 할리우드 역사에 남긴 기록은 수없이 많다.
3부를 모두 한꺼번에 촬영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에게 있어 이보다 더한 강행군은 없었다. 배우들이 뉴질랜드에 기거하면서 촬영에 임했던 기간은 모두 15개월. 이밖에 특수효과나 CG, 녹음작업 등의 제작 기간을 합치면 모두 4년이라는 엄청난 제작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또한 <왕의 귀환>에서 사용된 디지털 캐릭터는 약 20만 명이며, 모두 1천5백 컷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편 <두개의 탑>이 1만 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엄청난 스케일이 아닐 수 없다.
▲ (왼쪽부터)난쟁이 김리, 유령부대를 이끄는 아라곤 | ||
또한 오크족과의 전투 장면에서는 너무 리얼한 연기를 선보였던 탓인지 그만 앞니가 반으로 쪼개지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 강력접착제 갖고 있는 사람 없어요?”라며 익살을 부리는 등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모르텐슨은 촬영 기간 내내 호화로운 빌라 대신 꽃미남 올랜도 블룸과 함께 숲속에 마련해 놓은 캠핑카에서 지냈다. 숲속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카메라 앞까지 갖고 가고 싶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난쟁이 김리 역을 맡았던 존 라이스-데이비스는 극중 난쟁이인데도 불구하고 사실은 9명의 반지 원정대 중 가장 키가 큰 배우였다. 185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데이비스가 140cm의 난쟁이로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특수 촬영 덕분이었다. 또한 김리의 얼굴 전체가 털로 뒤덮여 있던 탓에 촬영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그는 얼굴 전체에 뾰루지가 나는 등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으며, 이로 인해 잠시 촬영을 중단해야 하는 난관을 겪기도 했다.
▲ 골룸 | ||
호빗족의 얼굴 역시 인간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특수 분장이 필요했다. 배우들의 눈이 더 크게 보이도록 디지털로 조작했는가 하면 프로도역의 일라이저 우드의 경우 푸른 눈동자가 더욱 푸르게 보이도록 컬러렌즈를 착용했다. 배우들은 라텍스로 만든 털이 난 큰 발을 신고 다녔으며, 촬영에 사용된 가짜 발만 무려 1천8백 켤레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가짜 발을 신고 돌아다니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걸음걸이도 불편할 뿐더러 촬영이 끝난 후 벗는 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기만 해도 끔찍한 오크족들의 분장은 어땠을까. “가장 손이 많이 갔던 만큼 가장 정이 가는 캐릭터다.” 특수 분장을 담당했던 밴스 하트웰의 말이다. 지하에서 은둔하는 습성상 사실 오크족의 눈은 CG로 커다랗게 표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수천 명에 달하는 오크족 엑스트라의 눈을 일일이 그래픽으로 고친다는 건 사실상 거의 불가능했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오크족이나 우르크하이의 눈에는 흰자위가 보이지 않도록 안구 전체를 덮는 특수렌즈가 사용됐다. 하지만 이 렌즈는 오크족을 클로즈업으로 잡았을 때에만 사용되는 등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왕의 귀환> 중 클라이맥스인 전투 장면에서는 모두 6천 마리의 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중 진짜 말은 2백50마리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컴퓨터 그래픽이나 모조 인형으로 대치되었다.
일라이저 우드를 포함한 9명의 배우들은 촬영이 끝난 후 특별한 약속을 하나 했다. 1년 넘게 촬영장에서 함께 고생한 것을 기념으로 엉덩이에 모두 문신을 새기자는 것이었다. 원작자인 J.R.R. 톨킨이 개발한 요정언어로 ‘9’를 새긴 배우들은 절대로 이 문신을 공개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 전 우드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 문신을 공개하자 다른 배우들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그의 경솔한 행동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영화 속에서 사용된 ‘절대 반지’의 행방이다. 극중 프로도가 파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이 소품은 촬영이 끝난 후 프로도, 즉 일라이저 우드에게 돌아갔다. 현재 이 반지는 우드의 비밀상자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