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6시간씩 구슬땀, 꼬박 1년간 매달려 완성한 대작
[전주=일요신문] 정윤중 기자 = 지난 1일부터 전주대학교 본관 2층 로비에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초대형 그림이 걸렸다.
개교 53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조선의 마음(지성)을 열다’는 성화다.
이 초대형 그림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제작과정을 거쳤을까.
그림은 가로 5m, 세로 4m 크기로 벽면을 꽉 채우는 대작이다. 작품 속에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 30여 명의 표정이 담겨 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이 땅에 기독교 복음을 전파한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다.
작품을 제작한 최미정 작가는 “학교를 설립해 청년들에게 신학문과 지식의 빛을 던진 초기 선교사들의 모습과 성경 속에 생명과 부활의 상징으로 나오는 ‘예수의 산돌(Living Stone)’ 이미지로 ‘은둔의 땅’ 을 일깨우고 근대화의 문을 열어 제치는 내용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작품 제작은 하루 5~6시간씩 꼬박 1년이 걸렸다.
이를 위해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대학 설립의 주춧돌을 놓은 선교사들과 관련된 책을 구해 읽고 연대‧ 이대‧ 숭실대 등으로 직접 현장 답사를 다녔다. 선교사들이 생전에 살았던 집을 찾고, 산책로를 걷고, 묘지를 돌아보며 그들의 헌신과 열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최미정 작가는 “선교사들의 감동적인 생애와 기록을 현재로 불러내 시각적으로 창조하는 작업은 가슴이 뛰는 일”이라며 “가끔 힘이 부칠 때 기도를 하면 신기하게도 에너지가 다시 솟아 힘껏 붓을 잡곤 했다”고 털어놨다.
최 작가는 캐나다의 ‘소사이어티 오브 아티스트(Society of Canadian Artist)’ 멤버로 20여년간 활동했으며 2014년부터 전주대 박물관의 객원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기독교의 역사를 표현하거나 성경에서 모티브를 찾는 성화를 그린다.
대부분의 그림이 100호 이상 대작이며, 500~1000호 매머드급 작품도 많다. 때문에 구상부터 작품까지 최소 몇 달씩 온 몸을 불사르듯 작품에 매달린다.
전주대 도서관에 설치된 ‘엠마오 가는 길’의 경우 길이가 7m나 된다. 서울 밀알 미술관, 평화 갤러리, 경동 교회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에서 수십여 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10월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최 작가는 “수많은 얘깃거리와 풍부한 영감을 주는 기독교 역사와 문화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드러내는 게 나의 소명”이라며 “이 땅에 건너와 온갖 어려움을 딛고 복음의 밀알을 뿌린 초기 선교사들의 삶을 교육, 성경번역, 의료, 선교 등 각 장르별로 구현해 내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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