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 쿠르니코바와 엔리케. 로이터/뉴시스 | ||
손녀딸과 이름이 같은 안나의 할머니는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보다는 동거를 더 좋아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안나가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곧 안나를 위한 교회의 결혼식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안나와 너무 잘 어울리는 남자”라면서 예비 손자사위 엔리케에 대해 흡족함을 표시했다.
안나의 가족과 예비 손자사위와의 첫 대면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엔리케의 투어콘서트에 안나의 할머니가 안나의 안내로 먼저 찾아감으로써 이루어졌다. 매진사례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자신의 콘서트장에서 여자친구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를 만나 인사한 엔리케는 공연 이후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안나 조부모의 한 칸짜리 좁은 아파트를 찾아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 뒤 안나는 다시 할머니 안나와 할아버지 니콜라이(73)를 모시고 엔리케가 묵고 있는 별 다섯 개짜리 특급호텔인 메트로풀호텔로 갔다. 바로 이 자리에서 40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 안나의 조부모는 두 사람의 결혼을 정식으로 승낙했다고 한다.
할머니 안나는 “엔리케는 아주 매력적인 남자였다. 나와 남편은 너무나 유명한 엔리케에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엔리케는 그런 것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아주 예의 바르게 우리를 대접해주었다. 그가 좋은 선물을 주지는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사주었다”고 기뻐했다.
안나가 부모가 아닌 조부모에게 자신의 중대사를 의논하고 승낙받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나는 지금 어머니 알랴와 아버지 세르게이와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의 부모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안나 쿠르니코바의 테니스 코치이자 매니저였지만, 안나와 돈 문제로 갈등하다 현재 송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안나의 부모는 마이애미 해변에 있는 5백만달러짜리 가족 별장의 소유권 3분의 2를 자신들에게 달라며 딸 안나의 뒤통수를 때린 것.
안나의 예비 신랑 엔리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는데, 조국인 스페인과 유럽은 물론, 러시아에서도 쿠르니코바 못지 않게 유명하다. 안나가 테니스 스타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모델로서 승승장구하는 데 대해 적지 않은 실망감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팬들도 그녀가 엔리케와 결혼함으로써 다시 한번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을 정도.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아이스하키 스타인 세르게이 페데로프와의 첫 번째 결혼이 쓰디 쓴 실패로 끝이 난 것을 의식한 안나의 할머니는 “내 손녀딸이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상대를 만났다”고 자랑하느라 바쁘다고 한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