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새 앨범 ‘권지용’ 음원 톱…피고인 신분 탑 조만간 재판 불가피
팀의 리더이기도 한 지드래곤은 이달 8일 미니앨범 <권지용>을 발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 등 북미 지역은 물론 브라질, 싱가포르 등 대륙을 넘나든다. 반면 팀의 맏형인 탑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빅뱅의 양대 날개와 같은 두 멤버가 체감하는 ‘6월의 온도’는 이처럼 서로 다르다.
# 지드래곤…기록에 또 기록
지드래곤의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 ‘무제’는 발매 직후 39개국 아이튠즈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가수 가운데 누구도 만들지 못한 새 기록이다. 동시에 지드래곤은 멜론 등 국내 모든 온라인음원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이른바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다. 가요계서는 이 같은 반응을 두고 “탁월한 음악성은 물론이고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확고히 다진 지드래곤의 저력이 잘 드러난 성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드래곤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무제’가 발매 직후 39개국 아이튠즈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실 앨범 발매 전까지만 해도 쉽게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발매를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1일 그룹 동료인 탑의 대마초 흡연 혐의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충격파는 상당했다.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숱한 스캔들 가운데 가장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마약류 관련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 여파는 빅뱅의 주요 무대인 일본으로까지 번지면서 혹여 지드래곤의 앨범 발매에 후폭풍을 만들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시선 역시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지드래곤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서울 공연에서 한 회에 4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그룹이나 여러 가수가 모인 합동공연이 아닌 단일 가수의 무대로는 대단한 성황이다. 이날 공연에는 심지어 고소영과 이정현, 설리 등 스타들도 대거 모였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통하는 지드래곤의 인기가 증명된 순간이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서울을 시작으로 세계 19개 도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음악차트인 빌보드 역시 지드래곤의 이번 앨범에 호평부터 꺼냈다. 최근 케이팝 가수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빌보드이지만 이번 평가는 더욱 긍정적이다. 빌보드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지드래곤의 이번 앨범은 충격적”이라며 “음악, 예술, 패션과 관련해 아방가르드한 접근으로 유명한 지드래곤은 타이틀곡 ‘무제’에서 톤을 약간 낮췄다. 29살 한국인 슈퍼스타가 가진 사적인 면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지드래곤 앞에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불러온 중국 ‘한한령’도 유명무실하다. 앨범 <권지용>은 14일 기준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 집계 결과 10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 월간 이용자가 4억 명에 이르는 QQ뮤직에서의 성과는 곧 중국 전역의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 특히 지드래곤이 이번에 올린 판매고는 QQ뮤직의 올해 최고 판매 성적이다. “지드래곤을 기점으로 중국 한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 탑…재판 앞둬, 최대 위기
반면 탑의 상황은 암흑이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된 직후 평소 복용해온 신경정신과 등 약물을 복용해 서울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로 호송된 그는 9일 복무하던 의무경찰에서 직위 해제됐다. 아직 의경 신분은 유지되지만 일단 귀가 조치된 만큼 재판이 진행될 때까지 복무가 일시적으로 정지됐다. 같은 시기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지드래곤의 상황과 비교하면 잔인할 만큼 대조적이다.
탑은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1인실이 있는 또 다른 병원으로 이동됐다. 현재 탑이 치료받는 병원이나 건강 상태, 퇴원여부에 대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건강 등에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자신의 용산구 집에서 20대 가수 연습생과 4차례에 걸쳐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 위반)를 받는 탑은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피고인 신분이기 때문에 공판에 참석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날 재판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뜨거운 시선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고 있는 탑은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제348차 서울지방경찰청 의무경찰 모집 시험에 최종 합격해 올해 2월 9일 의무경찰로 입대한 탑은 서울 강남경찰서 내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서 경찰악대원으로 복무해왔다.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탑이 복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년6개월 이상 금고 또는 징역에 해당하는 실형’을 받을 경우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기 때문. 다만 ‘1년6개월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실형’을 받게 되면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의무경찰 복무 또는 보충역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드래곤, 탑 그리고 빅뱅은…
올해는 빅뱅이 데뷔 10주년을 맞은 해이다. 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빅뱅 앞에 놓인 과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대’ 문제였다. 1987년생인 탑이 가장 먼저 입대했고 다른 멤버들의 입대도 줄줄이 예정돼 있던 상황이다. 1988년생 지드래곤과 태양은 올해 군대에 지원해야 한다. 대성과 승리도 뒤를 이어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차례로 입대해 복무를 마쳐야 다섯 명이 모여 활동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거라고 계산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빅뱅 앞에 놓인 과제는 군대에 더해 탑의 스캔들이 보태졌다. 앞으로 이어질 재판으로 인해 빅뱅의 활동 역시 어떻게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