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차오르는 ‘차세대’ 뒷심 세진 ‘이광사석’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부-국3]오픈더스카이(3세·거·6전3/1/1·김선우·김영관:52 부:Sky mesa, 모:딜라이트펄송)=이번 경주 우승까지 합해 3연승을 했다. 2세마 시절부터 뛰어난 활약을 해주는 자마들을 많이 배출하는 완벽한 조숙형 씨수말 스카이메스의 자마다. 거리적성도 상당히 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선행 일변도의 질주 습성이 약간 우려됐는데 이번엔 2선에서 선입으로 따라가며 막판에 역전해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불식했다.
# [부-국4]차세대(4세·거·25전1/2/5·강종철·방동석:40 부:커멘더블, 모:메릴스스피릿)=그동안 훈련 때는 제법 뛰는 편이었는데 실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을 주곤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600미터로 치러진 이번 경주에서 차세대는 그동안의 모습과는 달리 중위권에서 따라가며 서서히 거리를 좁힌 뒤 막판에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를 한 11번 베가칸이 외곽으로 사행을 하며 방해를 해 재결의 결정으로 순위는 1위로 정정됐다.
장거리까지 잘 뛰어주는 커멘더블의 자마이고 모마도 장거리 잠재력이 뛰어난 혈통이라 앞으로의 활약을 좀더 기대할 수 있는 말이다. 이제 힘이 차기 시작한 상태라 다음 경주도 당연히 좀더 기대치를 가질 수 있겠다.
# [부-국2]에버인에버(4세·수·13전5/3/0·이장현·백광열:71 부:샤프휴머, 모:하비동주)=선행과 선입으로만 입상하던 말인데 이번엔 거의 추입성으로 뛰고도 여유 있게 우승했다. 과거 경주 때와 달리 초반에 페이스를 약간 늦추면서 힘을 비축하자 중반 이후 그 이상의 힘을 내면서 막판까지 우수한 탄력을 보였다.
에버인에버는 샤프휴머의 자마다. 샤프휴머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부마인 디스토티드휴머도 단거리와 중거리까지만 출전했기 때문에 거리적성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전적인 잠재력만 보면 거리적성이 긴 편이다. 그리고 이번에 보여준 것처럼 따라가면서 막판에 추월하는 능력도 갖춘 셈이라 장거리 진출 이후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 [서-국4]골드패션(4세·암·23전4/0/4·윤훈열·곽영효:47 부:시에로골드, 모:하이패션부츠)=선행과 선입, 추입 등 다양한 질주스타일로 입상을 해온 말이지만 그동안은 2% 부족한 느낌이 든 게 사실이다. 자유마로서의 이미지보다는 특기가 없다는 부정적 해석도 그래서 나오곤 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예전과는 달리 월등한 가속력을 보였고, 끝걸음도 비교적 양호했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 체격적인 측면이나 혈통적인 잠재력을 봐서는 크게 발전할 마필은 아니지만 아직 4군에 남아있어 다음 경주는 아주 강한 편성만 피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서-국2]이광사석(5세·수·15전4/5/0·오왕근·이희영:72 부:디디미, 모:헤이스트)=지난달 주행재검을 받고 무려 6개월 반 만에 실전에 투입됐고 강한 편성을 만났는데 복귀전 자체를 여유승으로 장식했다. 순발력은 그리 나아진 부분이 없었지만 중반 이후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면서 아주 빠른 페이스를 잘 따라갔고, 이후에 앞선이 무리한 후유증으로 걸음이 다소 무뎌지자 차례로 넘어갔고 2위마를 4마신 이상 밀어냈다.
예전의 페이스에 비쳐보면 상당한 무리로 보일 만큼 중반 이후 페이스가 빨랐음에도 좋은 걸음을 보이며 막판까지 탄력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최소 한 단계는 더 성장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광사석은 마령 5세로 이제사 전성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혈통적으로는 디디미와 헤이스트의 자마로 거리적성은 길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이광사석은 당분간은 단거리 위주로 출전하면서 추이를 살필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경주 후에도 고질적인 다리 질병이 재발했다는 점이다. 양쪽 앞다리 부종과 오른쪽 앞다리 파행 등인데 연속 진료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되지만 다음 출전 때는 이 부분도 꼭 체크해야 할 사안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코리안오크스배 리플레이 강자들 초반경합으로 ‘제주의하늘’ 어부지리 지난 11일 열린 오크스배 대상경주는 모처럼 제주의하늘과 특별스타가 각각 1, 3위를 하는 등 서울 말이 모처럼 선전했다. 6월 11일 렛츠런파크 부경 5경주에서 ‘제주의하늘’이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특히 제주의하늘은 마체중 420㎏대의 왜소한 체격으로 인기순위가 총 16두 가운데 15위였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었지만 외곽을 선회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부경의 브라이트실버를 간발의 차이(머리 하나 차이)로 제치며 생애 기회가 딱 한번밖에 없는 오크스배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대회 내용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서울 말의 이변 가운데에는 부경말들의 초반 경합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데이터를 봐도 그런 점이 읽힌다. 이 레이스는 중반 이후엔 앞서가는 말들이 힘 안배에 들어가 페이스를 심하게 늦추면서 중후미에서 여러 말들이 서로 부딪히고 얽히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됐지만 초반은 정말 빨랐다. 발주대가 열리면서 잠깐 서로 눈치를 보는가 싶었지만 이내 9번 퀸스퀸과 10번 테이크포밀즈, 11번 우주스타가 가세하면서 SF(스타트 이후 200미터 구간)타임이 13.0초나 나왔다. 중간그룹에 속했던 8번 모닝바람과 6번 용왕담의 SF타임마저 13.6초였으니 얼마나 빨랐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부경 1800미터 경주는 선행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고 실제 경주결과도 그렇게 나타나지만 출발하자마자 이 정도로 힘을 써서는 오버페이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결과 앞서 얘기한 것처럼 중반에 과도하게 페이스를 늦추는 상황까지 발생해 오히려 외곽에서 방해를 받지 않고 탄력을 붙이는 말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의하늘의 선전은 높이 살 만하다. 막판에 안쪽으로 살짝 기대며 힘이 조금 부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끝까지 탄력을 이어갔고 끝걸음도 가장 나았다. 여기에 거리상의 손실까지 감안한다면 기록면에서도 좀더 단축할 여지가 적지 않다. 특히 아직 어린 말이라 체격적으로도 조금은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 부마인 래칸터는 경마팬들이 잘 모르는 말이지만 한 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익숙한 이름이 나온다. 현역시절 최고의 명마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씨수말로도 일가를 이룬 에이피인디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제주의하늘에겐 조부마가 된다. 래칸터는 현재까지 15두의 자마들이 한국 경마에 데뷔를 했는데 아직은 제주의하늘 외에는 특출하게 눈에 띄는 말은 없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