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강압 일삼고 ‘보복출점’에 ‘밀어넣기’ 논란…이영석 대표 “정확한 사실 모른다”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총각네야채가게의 성공 이면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가 있었다는 것이 일부 전직 점주들의 주장이다. 과거 송파구 올림픽프라자상가에 위치한 총각네야채가게 올림픽점의 대표였던 A 씨는 “이 대표가 직원 및 가맹점주들에게 폭언 및 강압을 일삼았으며, 물품 강제 밀어넣기와 보복영업 등으로 가맹점주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본인과 사업본부의 이익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보복영업과 관련해 “본사는 재고 처리와 관련해 수시로 주문하지도 않은 저품질의 물건을 가맹점에 무작위로 밀어넣었다“라며 ”이에 투명화 및 경영난 개선을 요구하자 본사는 일방적으로 프랜차이즈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일주일 내에 간판을 내리라’고 강요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 씨는 “급하게 ‘미스터야채가게’로 가게 명을 바꾸고 영업했으나, 본사는 거래처 등에 물건 공급을 중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라며 ”더불어 바로 옆에 새 점포를 내고 싼 가격에 팔아 영업을 방해했다. 심지어 같은 상가 2층에도 점포를 내 양쪽에서 두 개 점포로 압박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의 보복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A 씨는 “본사가 점포 임대주에게 월세를 2배로 올려줄 테니 우리 가게와 재계약을 하지 말라고 말해 재계약 시 임대료를 올리도록 만들었다”라며 “이후 같은 상가 안에 세 가게가 출혈 경쟁을 하며 세 가게 모두 사정이 어려워지자 결국 본사는 중재를 통해 두 점포를 인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화해 후 이를 수락했으나, 작은 상가 안에 같은 점포 세 개가 영업이 될 리가 없다. 보증금을 다 까먹고 점포를 창고로 쓰는 등 손해를 보며 세 개 점포를 유지했지만 본사는 또다시 밀어넣기 등의 부당행위를 했다.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물대 누적으로 점포까지 빼앗겼다”고 하소연했다.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여러 저서를 통해 자신의 성공 사례를 알렸고, 그의 독특한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와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A 씨가 운영하던 점포에는 현재에도 총각네야채가게가 운영되고 있었다. 올림픽프라자상가에서 오랜 기간 점포를 운영해 온 한 상인은 총각네야채가게가 A 씨에게 보복영업을 했었던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상인은 “총각네야채가게가 갑자기 ‘미스터야채가게’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더니 바로 옆에도 총각네야채가게를 열고 두 개 점포로 규모를 키워 운영했다”라며 “이후 점포가 다시 작아졌고, 점주가 바뀌었다”고 기억했다.
본사에서 보복 출점한 총각네야채가게가 A 씨 운영 점포 바로 옆에 위치한 만큼 같은 가게가 규모를 키운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본사의 보복 출점과 밀어넣기, 일방적 계약해지 등의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는 A 씨뿐만이 아니었다. 총각네야채가게가 프랜차이즈를 시작할 무렵 초기 점장들 대부분은 이 같은 피해를 보았으나, 이를 지적할 경우 폭언과 영업 제재 등의 보복이 되돌아왔기 때문에 당시에는 말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총각네야채가게 본사는 가맹점주들의 잦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구매 원가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경매 단가로 수수료를 물어야 하지만 원가를 밝히지 않고 본사 마음대로 측정해 돈을 받았던 셈이다.
심지어 본사에서 질이 좋지 않은 물품을 가맹점에 떠넘긴 적도 있다고 한다. 앞서의 A 씨는 “부당 구매수수료율 등 문제가 많았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그를 비판할 수 없었다. 1차 식품인 농산물 특성상 본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좋은 물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잦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본사는 구입 원가를 알려주지 않았다. 물건의 품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직원과 물품을 보내주지 않거나, 계약을 해지하고 근처에 신규 직영점을 개설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 가맹점주 B 씨 또한 본사의 가장 큰 횡포로 부당 구매수수료율 문제를 꼽았다. 그는 “본사의 갑질 횡포는 말할 수 없이 심했다. 밀어넣기와 부당 수수료율 문제가 제일 심각했다”라며 “원가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아 본사가 몇 퍼센트의 수수료를 챙기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다못해 가맹점주들이 직접 경매를 보러 가면 ‘왜 오느냐’고 도리어 따져 묻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B 씨는 “좋지 않은 물품을 계속 밀어 넣어 적자가 발생하는데도 본사는 이를 강행했다. 문제를 제기하면 더욱 안 좋은 물품만 제공해 장사를 할 수 없었다”라며 “결국 가맹 해지 이후 본사에 대해 부당 구매수수료율 문제로 소송을 제기했다. 본사 측은 끝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결국 승소할 수 있었으나 로열티와 가맹비, 교육비 등 프랜차이즈 비용은 돌려받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스승의 날에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은 이들을 향해 ”문자 하나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참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전 점주들은 ”이 대표가 가맹점주들과 직원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괘씸죄를 적용해 인력 및 물품 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 ‘꼬우면 간판을 내려라. 옆에 차려 버릴 테니까’라고 하는 등 협박을 가했다“라며 ”한 가맹점주에게는 ‘용모가 단정치 못하다’며 이 대표가 직접 그를 데리고 가 강제로 머리를 깎인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일을 배우고 매장을 차리는 식의 도제식 시스템이다 보니 이 대표가 가맹점주들에게 갑질을 했다”라며 “스승의 날에는 감사 문자를 보내도록 강요했으며, 인사를 하지 않으면 ‘배은망덕한 제자’로 치부했다. 이에 일부 직원 및 점장은 대표에게 300만 원 상당의 시계와 스쿠터를 상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이 대표와 가맹점주들의 그룹채팅방에서는 이 대표의 폭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스승의 날에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은 이들을 향해 “문자 하나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참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이 대표는 ”건방지게 멋대로 행동하는 놈들은 가만히 두지 않겠습니다“라며 ”성공하는 것도 도와줄 수 있지만 망하는 것도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라고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일요신문>은 부당 구매수수료율 및 보복출점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이 대표는 “정확한 사실을 모른다. 본사에 연락하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매장인지 알려달라”고 답했다. 이에 총각네야채가게 측에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닷새에 걸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총각네야채가게 측은 “과거의 일이라 담당자가 바뀌어 해당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언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청년’ ‘열정’ 외치던 ‘총각네야채가게’와 ‘청년장사꾼’ 똑닮은 이유는? 최근 노동법을 위반한 사실이 알려지며 ‘노동착취’ 의혹이 불거진 요식업체 ‘청년장사꾼’과 프랜차이즈 갑질 의혹에 휩싸인 ‘총각네야채가게’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윤규 청년장사꾼 대표와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열정’ 하나로 장사에 도전해 성공한 청년 창업가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두 사람 모두 청년들에게 장사를 가르치는 ‘교육’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김 대표는 군대에서 이 대표의 저서 ‘총각네야채가게’를 읽고 감명받아 제대하자마자 총각네야채가게에 입사해 장사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총각네야채가게 대치본점에 최연소로 입사해 압구정 총각네야채가게 현대 한양점을 인수했다. 그는 회사 내 최연소 점장이 됐다. 이 때문에 청년장사꾼의 ‘노동착취’ 논란이 불거지자 “김 대표가 총각네의 나쁜 내부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해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두 기업이 억압적인 사내문화와 무조건적인 열정 강요 등으로 ‘열정 페이’ 논란에 휘말렸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두 대표의 또 다른 공통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추진했던 ‘대한민국 드림토크’와 2012년 새누리당에서 열린 ‘2012 새누리를 여는 특강’ 등에서 강연을 펼친 바 있다. 2013년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민대표 10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참석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설치된 ‘청년위원회’의 제1기 청년대표 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그는 청년위에서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수 행사에 초청돼 강연했다. [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