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 “더블스타의 인수 반대, 박삼구 회장 지지”…금호산업은 ‘상표권 조건 논의’ 이사회 연기 ‘고의지연 논란도 계속’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전 임원은 13일 결의문을 통해 “부적격업체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결사반대한다.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으로 남을 수 있기를 채권단에게 강력히 요구한다”며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D등급 통보를 수용할 수 없고, 박삼구 회장의 지속경영을 지지한다. 더블스타로 매각이 무산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임원들은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이라는 큰 고비를 맞았지만, 전 구성원의 희생과 노력, 고객의 애정과 성원에 힘입어 2014년말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2017년 하반기부터는 턴어라운드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그러나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대내외 영향을 무시하고 우리의 노력은 뒤로 한 채 (실적 부진을) 오로지 현 경영진의 능력 부족으로 단정 짓고 있다. 그리고는 규모, 자금력,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금호타이어보다 한참 뒤처지는 더블스타로의 매각만이 회사를 정상화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거짓 선전과 매각 강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임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강행함으로써 채권단은 이익을 챙길지 몰라도 직원들은 고용이 불안정해질 뿐만 아니라 더블스타는 기술과 자금만을 유출한 뒤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먹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임원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 직원들도 별도 결의문을 통해 채권단에 더블스타로의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본사 일반직 사원과 연구원 등 750여 명은 이날 경기도 용인 중앙연구소와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에서 각각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원 간담회를 열고 “내부구성원과 지역정서에 반하는 매각을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스스로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전날에는 광주와 곡성 공장에서 사원 간담회가 열렸으며, 각 지역 현장관리직 및 일반직 직원들이 모여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월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3월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상표권 사용 협상 등으로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는데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제 이날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상표권 사용 조건 등을 논의할 이사회를 오는 18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하다보니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무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