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피해보다 뭣이 중헌디’
최성 고양시장.
고양시 전역에 침수피해가 속출한 이날 최성 시장은 피해지역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성 시장은 당일 출근하지 않는 데 이어 연휴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시장은 주말인 22일과 23일에는 특별한 공식 일정이 없었으며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의 하계휴가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비서실 관계자는 “최 시장은 현재 하계휴가 기간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앞뒤 주말을 이용해 9일간의 황금연휴를 활용한 셈이다.
그 시기 고양시 일부지역에서는 재난상황에 가까운 호우피해가 발생했지만 최 시장은 국내에 머물면서도 피해현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별다른 언급 없이 지속적으로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23일은 고양시장이 자리를 비워도 문제가 없을 만큼 지역에 별일이 없었던 것일까. 당시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일산에서 서울방향 3차선 및 접속램프 구간 300m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제한되는가 하면, 일산동구 풍동 민마루지역에는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100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겪었다. 12시에 호우경보가 해제되기는 했지만 당시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던 상황이었다.
25일 기준 고양시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호우피해는 총 91건이었다. 덕양구, 일산동구, 일산서구 3개 구에서 도로와 주택침수, 공장과 상가 일부가 피해를 입었고 원상복구 조치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시 시민안전과 관계자도 “침수피해의 경우 재난지원금 지원 검토 등 보상에 시간이 걸려 피해복구가 당장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시장은 호우경보가 발령되던 날 SNS에 메시지 하나만 남긴 것 빼고는 딱히 한 일이 없었다. 비서실 관계자는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해외로 나간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최 시장의 일정에 대한 답변은 제각각이고 명확하지 않았다. 비서실에서는 공식일정 없이 휴가기간이라고 답변한 데 반해, 재난상황에 시장이 자리를 비운 것과 관련해 시민안전과에 질의하니 “지방출장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구체적인 출장이유를 묻자 “모르겠다”는 입장이었다.
고양시가 25일 뒤늦게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최봉순 제2부시장이 호우피해 비상대응체계를 총괄했을 뿐 최성 시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재난 대응에 고양시장의 역할은 없었고 더군다나 시는 호우피해가 24일이라고 밝혀 비난만 샀다.
당시 고양시는 호우경보에 따라 관계공무원 절반인 620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갔지만 오후 호우경보가 해제되자 대부분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 시장은 최근까지 시민사회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미국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개헌시민선언을 하는가 하면,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미국출장에서 트럼프 정부 핵심 관계자를 만났다며 문재인 정부에 조언하는 등 자신의 주가를 올리는 데는 열중이면서도 정작 시정운영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사실상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최성 시장은 정작 고양시민들의 생명과 재산피해,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두고두고 비판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송승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