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최대 증가치, 복지지출 비중 34% ‘사상최고’…SOC·산업·문화·환경은 축소
문재인 정부가 내년 429조 슈퍼예산을 확정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일요신문] 문재인 정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정했다. 올해 대비 7.1% 늘어난 429조 원의 슈퍼예산이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속된 2009년(10.6%) 이후 증가폭이 가장 크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1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국회는 오는 12월 2일까지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해 처리해야 한다.
내년 예산안은 429조 원으로 전년(400조 5000억 원) 대비 증가율은 7.1%(28조 4000억 원)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포함한 총지출(410조 1000억 원)에 비해서는 4.6% 늘어나는 수준이다.
내년 예산을 들여다보면 2개 세부 분야 가운데 보건·복지·노동 등 8개 분야 예산이 증가했고, SOC와 문화, 환경, 산업 등 4개 분야는 감소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보건·복지·노동으로 12.9% 늘어난다. 교육(11.7%), 일반·지방행정(10.0%) 등도 전체 예산 증가율을 웃돌았다.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 예산은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취약계층 소득기반 확충, 서민 생활비 경감 등을 위해 12.9% 늘어난 총 146조 2000억 원을 책정했다. 복지 예산 비중은 34%로 사상 최고치다.
문재인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19조 2000억 원으로 12.4%, 청년 일자리 예산은 3조 1000억 원으로 20.9% 증액했다.
교육 예산은 64조 1000억 원으로 11.7%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42조 9000억 원에서 내년 49조 6000억 원으로 15.4% 늘어난 영향이 크다.
복지와 교육 예산을 합할 경우 210조 원이 넘어 전체 예산의 절반(49%)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지방행정 예산 배정액도 69조 6000억 원으로 10% 늘어난다. 이중 지방교부세는 46조 원으로 12.9% 증액됐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한 내년 지방이전재원은 95조 5000억 원으로 14.2% 늘어나 총지출 증가율의 2배에 달하는 등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방 예산(43조 1000억 원)은 6.9% 늘어나고, 외교·통일 분야 예산도 5.2% 늘어난 4조 8000억 원이 책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는 경제부처가 책임진 과제가 큰 폭으로 줄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정부 때 크게 늘어난 문화·체육·관광 분야 내년 예산은 6조 3000억 원으로 8.2% 급감했다.
또 국가채무 700조를 감안해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 국가채무비율은 40%를 넘지 않는 등 재정 건전성은 오히려 소폭 개선될 전망된다.
이같은 확장적·적극적 재정운용은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국민과의 약속인 정책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우리경제 성장세 확대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에 우선순위가 있다”면서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중장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지금 정부가 돈을 쓸 곳에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3.0%, 경상성장률은 4.6%로 잡고 세수를 예측했다. 조세부담률은 올해 18.8%에서 내년 19.6%로 높아진다. 국민부담률도 올해 본예산(25.1%)이나 추경안(25.7%)에 비해서도 높은 26.1%로 전망됐다.
특히, 국가채무는 올해 670조 원에서 내년에는 39조 원 늘어난 709조 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 원대에 올라설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