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매력은 예측가능하지 않다는 것”
제12회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 리투아니아 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블라다스 잘레스카스 선수.
[일요신문] 유럽 한쪽 끝에서 10시간을 날아온 리투아니아의 블라다스 잘레스카스 선수(30)는 아마 3단의 기력. 리투아니아 바둑 최강자 8명이 겨루는 치열한 선발전을 뚫고 한국행 티켓을 잡았다고 한다. 기력은 3단이지만 30분의 제한시간이 짧아서 아쉽다는 그를 현장에서 만나봤다.
―직업이 무엇인가.
“정부기관에서 생체연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바둑은 어떻게 접하게 됐는가.
“9년 전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우연히 배우게 됐다. 그 게임 사이트에 여러 게임이 있었는데 그중 마침 바둑이 있었고 가장 재미있어 보여 시작하게 됐다.”
―바둑은 입문과정이 제일 어렵다. 어떻게 규칙을 익혔나.
“위키피디아를 검색해 규칙을 알았고 이후는 독학으로 3급에 이르렀다.”
―천재 아닌가? 바둑을 혼자 익히기란 무척 힘든데.
“그건 아니고, 정말 재미있어 단기간에 빠져들었다.”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는 55개국 선수들이 총 6라운드 대결을 벌여 순위를 가린다. 왼쪽이 블라다스 잘레스카스.
―리투아니아의 바둑 인구는 얼마나 되는가.
“리투아니아의 전체 인구는 350만 정도다. 바둑대회를 열면 평균 20~30명 정도 참가한다. 그렇게 봤을 때 약 100명 언저리가 아닐까 싶다. 아주 서서히 늘어가는 중이다(웃음).”
―한국바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뛰어난 베스트 플레이어를 많이 배출한 나라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 선수들, 특히 일본과 비교해서 대국 스타일이 호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당신은 바둑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둑의 가장 좋은 점은 단 한 번의 반복도 없어 예측가능하다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전략 선택이 가능한데 예를 들어 영역을 지키거나 공격하거나 평화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든가 하는 판단을 자신이 결정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