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 사진
검찰은 10월 17일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9)을 비롯한 현장책임자, 살수요원 등 4명을 재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구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신윤균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장(총경), 살수요원인 한 아무개 ·최 아무개 경장 등 경찰관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수차 요원이던 경장들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과정에서 살수차로 직사 살수해 시위 참가자인 백씨를 두개골 골절 등으로 이듬해 9월 25일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르면 직사살수시에는 가슴 이하의 부위를 겨냥해야 하지만 이들은 시위대와 떨어져 혼자 밧줄을 당기고 있는 백씨의 머리에 약 2800rpm의 고압으로 약 13초 가량 직사살수를 하고, 백씨가 넘어진 후에도 다시 17초가량 직사살수를 했다.
검찰은 구 전 청장과 신 총경도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라 살수하도록 지휘·감독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 조사 결과 구 전 청장은 사건 당일 집회 경비 대책 문건상에서 최종 책임자였고 무전으로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올라온 살수차가 현장에 도착하는데로 빨리 살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이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직접 지휘·감독 책임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백남기 농민 사망은 직사 살수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위해성 장비인 살수차의 운용 지침 위반과 지휘·감독 소홀로 국민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피해를 가한 국가 공권력 남용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 수사로 백 씨 사망에 대한 경찰에 대한 책임 추궁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