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피의자 4명 범행 후 출국해 조직적 산개, 민간인 아닌 특수공작원 가능성 대두…음식점 결국 이름 바꿔

CCTV엔 기이한 장면이 남겨져 있었다. 범행에 참여한 한 남성이 페인트 테러를 하며 손수 범행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누군가에 대한 보고 목적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업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 원한 살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주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2025년 7월부터 ‘시진핑’이라는 상호를 바꾸라는 협박을 수차례 들었다고 했다. 상호를 바꾸면 돈을 주겠다는 회유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전을 갈취하려는 목적이나, 원한에 따른 범행이라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선 발자국이나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다. 계획범죄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관계자는 “우리 수사기관이 중국과 협조해 국제공조를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이번 사건 피의자들을 찾아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면서 “특수공작원들 소행이라면, 위장 여권으로 한국에 입국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 수사기관이 신원을 특정했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의자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즉시 출국한 정황을 살펴보면, ‘중국행 비행기만 탑승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일행이 다른 행선지로 산개해 출국한 점도 눈에 띈다. 출국 행선지가 다른 이들이 한국에선 어떻게 함께 모여 범행을 저질렀을까. 이번 사건을 제3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컨트롤타워, 치밀한 계획, 실행력 삼박자가 완전히 갖춰져 있다고 느껴진다. 피의자를 못 찾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나서 이번 사건 피의자를 찾는다면 못 찾을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최상 수준이며, 안면 인식 데이터가 축적된 뒤엔 중국 범죄율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누구라도 마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 피의자들을 찾지 못한다면, 못 찾는 데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국제공조에 따른 수사에서도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미스터리는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 소식통은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임 주석들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차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면서 “전에 없던 지도자 신격화 및 우상화 조짐이 보인다. 이런 흐름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중국 밖에 있는 소상공인 상호에까지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만에 하나라도 중국 정부 개입설이 구체화된다면 이는 굉장히 큰 국제적,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중화요리점 ‘시진핑’ 테러사건으로 다시 사각지대가 노출됐다”면서 “간첩 혐의가 있는지 아닌지를 떠나 외국인이 범행을 저지른 뒤 본국으로 도주하면 신병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사건 피의자들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은 ‘간첩 사건’이라기보다 ‘형사 사건’으로 봐야 한다”면서 “형사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외국인 피의자들의 출국을 막지 못했다. 현 시스템상 외국 국적 간첩 혐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 사건이 그 본보기가 돼야할 것”이라면서 “제대로 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중국 눈치를 봐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사건인 만큼 강경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시진핑’은 이번 테러 사건 이후 상호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국내 접촉자와 범행 준비 과정 등을 확인하면서, 출국한 피의자 신병 확보를 위해 국제사법공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