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훈련 중 대위 지시에 “아이씨” 헬멧 던진 일병…상관모욕 ‘무죄’

[일요신문] 육군 사병 복무 중 사격훈련 과정에서 교관 장교에게 큰소리로 대꾸하고, 방탄모를 바닥에 집어던진 남성에게 모욕 혐의가 무죄로 나왔다.

창원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김양훈)은 상관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아무개 씨(2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씨는 육군 일병으로 복무 중이던 지난 5월 사격훈련을 받다가 사격통제교관인 김 아무개 대위(37)를 모욕한 혐의로 전역 후 불구속기소됐다.

당시 이 씨는 사격장 통제탑의 김 대위에게 “똑바로 서있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이 씨는 김 대위를 향해 “간부는 소리 질러도 됩니까”라고 큰소리로 대꾸했다.

이에 김 대위가 “사격장에서 내려가라”고 지시했고, 이 씨는 다른 병사들이 있는데도 “아이씨”라고 말하며 방탄헬멧을 바닥에 세게 집어던졌다.

군형법은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당시 이 씨가 취했던 행동이 상관에 대한 결례 또는 불순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상관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 판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교관의 면전이 아니라 사격장을 내려가던 중 방탄헬멧을 내던졌기 때문에 상관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 짓기 힘들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