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비정규직노동센터, 100곳 근로조건 실태 조사
20일 전남도 비정규직노동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전남 22개 시군의 100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경비원과 미화원의 근로환경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근무시간에 비해 임금이 너무 적고 매년 근로계약을 해야해 고용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또 휴게 공간 등 복지환경이 열악하고, 경비·청소 업무 외에 입주민들이 사적 지시와 갑질 등이 힘들다고 답변했다.
조사 결과, 전남지역 아파트 경비 근로자는 100% 남성이었고, 연령대는 60대(64.1%)와 70대(26.2%)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20∼50대는 5.6%에 불과했다.
근무형태는 격일제가 가장 많았고, 대다수가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금수준은 평균 162만원으로 조사됐다. 150만∼180만원이 66.2%, 130만∼150만원이 17.9%였다. 이들이 희망하는 임금은 180만원이상이었다.
이들은 근로특성상 야간에 취침해야 하는데 “수면공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일부 경비원은 경비실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민의 부당한 간섭이나 업무 지시 등 갑질도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입주민들이 인간적으로 대우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 응답이 68%였지만, 나머지 30%가량은 이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비원과 달리 청소 근로자는 93.9%가 여성이었고, 60대(56.4%)와 50대(23.8%)가 대다수였다.
주 6일, 하루 6∼7시간 일하며 임금은 평균 114만원을 받았다. 고용형태는 위탁관리업체 계약직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휴가는 보장돼 있지만 사용하게 되면 다른 근로자가 업무를 대신해야 하는 탓에 경조사나 위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성상 근무장소가 실외여서 여름엔 더위, 겨울엔 추위에 노출된 채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휴게공간과 냉난방시설이 필수적인데 대부분 지하실인데다 냉난방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원수 관리 등 업무외 잡무를 많이 하고 입주민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센터는 아파트 근로자 실태조사 결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저임금과 고용불안, 휴게시설 확충, 입주민과의 관계 등을 꼽았다.
센터는 개선 방안으로 저임금의 경우 전남도가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제 도입’을 제안했다.
고용도 위탁업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권했다.
휴게시설 확충은 비용 등의 문제로 아파트 자체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입주민들의 갑질 문제는 경비원과 청소원을 반상회 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시키면 상호 이해와 소통이 이뤄져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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