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들에게 ‘죽음의 그림자’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이클 잭슨, 치과의사 에반 챈들러, 기자 마틴 바시르, 검사 톰 스네던. | ||
이런 소문은 잭슨을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붙였던 베벌리힐스의 치과전문의 에반 챈들러가 얼마 전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층 고조되고 있다. 챈들러는 지난 1993년 당시 13세였던 자신의 아들 조던이 잭슨으로부터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잭슨 측으로부터 20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받아 비난을 샀다.
잭슨은 이 사건 이후 아동 성추행범이란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고, 이런 사실 때문에 잭슨의 팬들에게는 챈들러 가족이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챈들러 가족은 소송 전후 잭슨의 광팬들로부터 끊임없이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챈들러는 뉴저지로 이사를 가서 이름도 바꾸고 성형수술도 하는 등 극도로 불안해했다. 그의 가족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외출할 때에는 방탄조끼를 입고 나가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광팬들이 머리가 잘린 동물 사체를 현관 앞에 놓고 달아나거나 ‘다음은 네 차례야!’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여 놓고 도망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의 자살을 잭슨과 연관 짓는 사람들은 광팬들의 “협박을 받아오던 가운데 잭슨까지 죽자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챈들러가 ‘잭슨의 저주’ 때문에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다음 차례로 마틴 바시르 기자와 톰 스네던 지방검사를 지목하고 있다.
날카롭고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지기로 정평이 나 있는 바시르 기자는 생전에 민감한 인터뷰로 잭슨을 곤경에 빠뜨리면서 잭슨을 두 번째 아동성추행 혐의로 법정에 서게 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 역시 한동안 잭슨 팬들로부터 협박을 받았으며, 잭슨이 죽었을 때에도 그의 죽음을 바시르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난해 그가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은 “제발 암으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스네던 검사는 잭슨의 아동성추행 혐의를 수사하던 중 그가 소아성애자라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원성을 산 바 있으며, 이 때문에 일부 극성팬들은 스네던 검사 역시 ‘잭슨의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하길 바라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