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폭행 영업방해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기속기소됐다가 집행유예형을 선고 받고 지난 3월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나오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폭행 및 모욕 등의 혐의로 고발된 김동선 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18일 밝혔다.
김동선 씨는 지난 9월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술집에서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10여 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했다가 만취해 변호사들을 상대로 폭언을 하고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동선 씨는 변호사들에게 “너희들은 내 덕에 월급 받는 거야” “너희 아버지 뭐 하시냐” “지금부터 허리 똑바로 펴고 앉아라”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 등의 폭언을 했다고 한다. 또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을 부축하던 변호사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채를 붙잡는 등의 폭행까지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지난달 20일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지자 대한변호사협회는 김동선 씨를 폭행·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경찰의 정식수사가 시작됐다.
피해 변호사 2명은 경찰 조사에서 머리채를 잡히는 등 김동선 씨에게 폭행 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동선 씨의 사과를 받아들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다. 해당 로펌은 한화그룹 및 오너가의 각종 법적 자문 등을 맡아왔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는 업무방해 혐의 적용도 검토했지만, 시일이 지나 술집 폐쇄회로(CC)TV 복원에 실패하고, 술집 측과 당시 술집 손님 등 역시 김동선 씨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진술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6일 김동선 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 역시 조사를 진행했지만 경찰과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편 김동선 씨는 지난 1월에도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종업원 2명을 폭행하고, 순찰차 일부를 파손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0년 10월에는 호텔주점에서 역시 만취 상태로 종업원과 몸싸움을 하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가, 피해자들과 합의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