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재개발지구에 메이커스 모델 적용해야...원도심 통합엔 반대”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 북항재개발지구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서울 여의도 면적보다 조금 넓은 약 100만평에 이르는 이곳은 동구를 비롯한 부산 원도심의 활성화를 넘어 부산 전체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과도 맞물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해양수도특별위원장인 최형욱 전 부산시의원은 “북항재개발지구를 영상·IT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상·IT는 해운대 센텀지구와 명지지구 등으로 이미 충분하다. 북항재개발지구에는 메이커스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이커스’란 DIY족이면서 동시에 제조 기업가이기도 한 새로운 혁신가를 지칭한다. 이 단어는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이며 아울러 그 연장선상에서 최근 ‘프리코노믹스(freeconomics: 공짜경제학)’라는 개념을 제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크리스 앤더슨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
최 전 의원은 메이커스 모델 적용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만 명을 채용하는 기업 하나보다는 일인기업 만 개가 훨씬 생산유발 효과가 크다. 더욱 다변화되는 사회에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형태의 메이커스가 공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 동구가 메이커스 허브가 돼야 한다는 미래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북항재개발지구, 나아가 동구를 메이커스 허브로 만들면 부산 원도심에서 새로운 도시발전의 동력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북항재개발지구 미래모습이 동구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의견을 재차 내놓았다. 그는 “센텀시티처럼 초고층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난개발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일본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 모델이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북항재개발지구의 메이커스 허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도시재생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도 밝혔다. 먼저 그는 “현재 동구의 오래된 주택가에는 대부분 노부부가 거주한다. 이곳을 LH공사와의 협약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 노년층이 함께 섞여서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게스트하우스촌 건립 구상도 함께 밝혔다. “주지하다시피 동구는 부산의 철도 관문인 부산역이 위치한 곳이다. 바다로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날을 통해 크루즈 등 대형선박이 들어온다. 접근성 측면에서 게스트하우스촌 건립에 동구가 최적지라는 얘기”라며 “이는 해운대지역 특급호텔 이외의 수요를 담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나타냈다.
산복도로 일대를 스토리텔링이 담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해질녘 산복도로에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라며 “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그 일대를 개발하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서병수 시장의 중점 추진사업 가운데 하나인 원도심통합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대시민 서비스 질이 저하될 것이란 게 그의 가장 큰 우려사항이다.
최 전 의원은 “합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통합의 효과는 공무원 급여를 줄이는 것에 그칠 것으로 본다. 그런 취지라면 시스템적으로도 공무원 수는 얼마든지 감축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통합으로 인해 시민들이 받게 될 행정서비스의 질적 하락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구와 동구의 통합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북항재개발지구 문제가 단지 동구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최 전 의원은 “중구와 동구는 지리적으로도 뚜렷하게 경계가 나눠져 있지 않고 상권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주민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통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면, 향후 상호 보완적인 발전을 이뤄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동구 전체가 효율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톱 컨트롤 타워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도는 국토부, 해변은 해수부, 중심상가는 기재부, 55보급창 일대는 국방부 등으로 관리가 나눠진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는 동구의 발전이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 통합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형욱 전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2선을 지낸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경험을 이제 동구 발전을 위해 오롯이 쏟아 붓고 싶다. 성실하고 올곧은 자세로 구민을 위해 묵묵히 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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