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조선족, 그 오해와 진실 3-김숙자 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 양석진 회장 인터뷰
고성준 기자=1월 3일 <일요신문>과 만난 김숙자 재한동포총연합회 이사장(우)과 양석진 회장(좌)
─ 영화에서 한국 사회에 재한 중국 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자리잡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5년 동안 동포들 이미지가 굳어졌다. 처음 왔을 때 무단 투기 등 소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오원춘’이라는 살인 악마까지 나왔다. 동포들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원주민들은 동포라고 얘기를 하지 않고 대체로 ‘중국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때문에 ‘어지럽고 시끄럽다’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편견이 자리잡힌 차에 영화에서 부정적으로 묘사 되니 ‘봐라, 중국동포 집단은 범죄 소굴이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다.” (김숙자 이사장)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림역 인근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마음이 착잡하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범죄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강력 범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25세와 26세의 젊은 중도 입국자들이 싸우다가 일어났다. 15~25세 중도 입국자들은 의사소통도 안 되니 학교도 못 가고 직업도 없다.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는 셈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격이다.” (김숙자 이사장)
─ ‘중도 입국자’는 어떤 이들을 지칭하나.
“부모들이 먼저 한국에 온 뒤 자리가 잡히면 아이들은 나중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다. 이들을 중도 입국자라 말한다. 중국과 한국이 교육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중도 입국자들 대부분이 적응을 하지 못한다. 조선족 학교도 많이 없을뿐더러 언어의 장벽이 가장 문제다.” (양석진 회장)
─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중도 입국자들을 위한 직업학교를 꾸리려고 한다. 학업과 창업 활동을 도울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다.” (김숙자 이사장)
─ ‘영화 <청년경찰>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관련 소송 진행 상황은.
“김숙자 이사장이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림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결정적이었다. 이 영화가 나오고 나서 비교해 봤다. 그 전에는 한국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지인하고도 대림동을 자주 찾았고 지인도 단골이 됐다. 그런데 이 영화가 나오고 나선 거의 가지 않는다. 농담으로라도 ‘거기 이제 무서워서 못 가겠다’고 한다.” (양석진 회장)
─ 영화 <청년경찰>로 인한 피해 사례는.
“대림동 상인들의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다. 2~3개월 고생하다가 지금은 좀 나아졌다.”
─ 범죄 조직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청년경찰>은 과장이 많이 됐다. 20년 전에 무슨 파 무슨 파 이런 조직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만 하나하나 뽑아서 시나리오를 짠 것이다. 지금은 집중단속을 해서 다 소탕됐다. 조직으로 움직이는 건 전혀 없다.” (김숙자 이사장)
─ 한국 사회에 요청하는 바는 무엇인가.
“동포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동포들 스스로의 문제도 있지만, 한국 언론의 문제가 굉장히 크다. 언론에서 긍정적인 면은 보도하지 않고 부정적인 면만 부각 시켰다. 사실 범죄율도 그렇게 높지 않다. 다만 몇 사건을 크게 부풀려서 보도하다 보니 동포와 접촉하지 않은 원주민들은 기사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됐다.” (양석진 회장)
─ 긍정적인 면이란 무슨 뜻인가.
“이번에 포항 지진 났을 때도 십시일반해 300여만 원 후원했고 자원봉사도 갔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났을 때도 자원 봉사를 나갔다. 구로동에선 동포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자원봉사로선 최고다. 내 부모님 고향도 한국이고 나도 귀화했다. 나도 한국 사람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귀화했다는 건 죽을 때까지 꼬리표로 남을 것이다.” (양석진 회장)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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