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금강산 관광 중단 10년 4-금강산 쇼크 후 쇠락기 맞은 현대그룹
서울 연지동에 위치한 현대그룹 빌딩. 사진=최준필 기자
[일요신문] 정주영 명예회장 생전에 삼성을 제치고 재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에 따른 회사 분리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 현대건설 인수전 패배 등을 거치며 규모와 위세에 타격을 입었다.
현대그룹의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됐고, 주력사업이던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운업 불황으로 막대한 적자를 이어갔다. 현대상선은 한때 부채비율이 1000%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동성 위기에 결국 현대증권은 2016년 4월 KB금융지주에 매각됐고, 곧이어 현대상선 역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서 현대그룹의 손을 떠나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2016년 4월 기준 소속회사 21개, 자산총액 12조 8000억 원의 기업집단에서 같은해 말 12개 계열사에 자산총액 2조 5643억 원의 기업집단으로 축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재계 순위 1위에서 재계 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나 ‘중견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현대아산 역시 10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규모 면에서 크게 축소됐다. 직원은 1000여 명에서 150여 명으로 줄었고, 매출액 역시 금강산 관광이 활발히 이뤄지던 2007년 2555억 원에서 2017년 1263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현대아산 측에서는 지난 10년간 금강산 관광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벌어들였을 수 있는 매출을 약 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한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 육로 관광을 시작하면서 2006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2006년 28만 명, 2007년 37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2008년 목표는 40만 명이었는데, 7월 중단되기까지 20만 명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1년 관광객 수를 30여만 명 정도 유치한다는 가정하에 나올 수 있는 매출인 셈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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