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재판 1심에서 2년 6월 실형을 선고받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일본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측은 “긴급 이사회는 아니고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며 “안건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뇌물공여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에 따라 일본롯데홀딩스 역시 신 회장의 거취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본 기업의 경우 관행상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번 이사회에서 단독 대표체제 전환 등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해임안이 논의될 경우 자진사퇴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6월 정기 주주총회나 그전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에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은 직후 광윤사 대표명의로 ‘신 회장의 대한 유죄판결과 징역형의 집행에 대해’라는 글을 통해 즉시 사임, 해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사임 의사가 수용되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해온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28.1%)다.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를 통해 한일 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중간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이 과정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