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지와 택지 사이 해법은?…소송 변수 여전
현재까지 이 부지는 한국철도공사와 민간사업자간 소송이 진행되는 등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2007년 서울시와 코레일은 용산정비창 이전 부지를 국제업무기능을 갖춘 명품 수변도시로 조성하기로 합의한 후 개발을 추진했으나 불발되면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토지소유권 이전 거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코레일이 2015년 1심에서 승소했고 2심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 4월 선고예정이다. 서울시는 마곡 이후 마지막 남은 미개발지인 용산구 코레일 철도정비창 부지를 법정계획인 ‘생활권계획(3월 발표예정)’과 ‘2030 서울플랜’을 통해 국제적 비즈니스 중심지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2년까지 신혼희망타운 7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주변 시세의 80% 수준 가격으로 분양주택 30%, 임대주택 70%를 조성한다.
이 가운데 70% 수준인 5만여 가구는 서울 등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것.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40개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해 4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공공택지를 조성할 부지인데 국토교통부는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2일 국토교통부와 만난 자리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가 “그린벨트 해제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다양한 공급방법 등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서울시의회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코레일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기능을 갖춘 서울의 부도심으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요구대로 신혼희망타운 택지용지로 변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의회 우미경 의원(도시계획관리위원회, 자유한국당)은 지난 21일 제278회 임시회가 진행된 본회의장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용산구 코레일 용산기지창 부지가 국제적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월 18일 한 언론사 기사에서 서울시관계자가 ‘(택지의) 다양한 공급방법 등을 논의했다’라고 나왔다”며 서울시 도시계획의 비일관성을 강하게 질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관련 기사에 대해 서울시 주무부서에 그동안 추진한 철도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을 확인하니 도시계획위원회 상임위원인 저에게조차 ‘보고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며 의구심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와 관련 기자가 서울시의회를 통해 서울시에 사실을 확인한 결과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한 4억 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용산광역중심 미래비전 및 실현전략수립’ 용역을 진행해 3월에 최종보고와 함께 미래비전 및 실현전략 수립을 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관련 자료에 따르면 경부철도 지하화, 용산공원 조성, 국제업무지구 등 핵심국가사업 논의와 연계한 용산의 위상정립 및 통상적 도시공간구조 재편방안만이 언급될 뿐 그 어디에도 택지를 언급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택지냐 비즈니스중심이냐의 문제는 용산공원이 어떤 내용으로 계획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용산공원의 개발 내용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그런데 아직 용산공원이 어떤 내용으로 계획할 것인지의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공원 개발 계획도 수립되지도 않았는데 그 이상을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선을 그었다. 업무중심용지를 원하는 서울시와 택지를 바라는 국토교통부의 입장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효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