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같은 연고 야구·농구팀 우승 역사상 두 번뿐…애스트로스 MLB 제패 이어 로케츠 NBA 파이널 도전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휴스턴 로케츠가 정규리그에 이어 NBA 파이널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휴스턴 로케츠 공식 페이스북
NBA가 2017-18 정규리그를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우려 끝에 플레이오프에 탑승했고,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로 플레이오프를 맞게 됐다.
하지만 진출팀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휴스턴 로케츠다. 로케츠는 65승 17패로 동부와 서부 컨퍼런스 통합 전체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서부 컨퍼런스 2위를 기록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승차는 7게임이 나고, 동부 컨퍼런스 1위 토론토 랩터스와도 6게임 앞서 있다. 승률은 무려 8할에 가깝다. 로케츠를 이끄는 ‘에이스’ 제임스 하든은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영순위’로 꼽히고 있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도 로케츠의 NBA 파이널 우승을 점치고 있다. 이들의 예상대로 로케츠가 래리 오브라이언 챔피언십 트로피(NBA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면 또 하나의 진기한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휴스턴을 연고로 하는 팀이 1년 사이 미 프로야구(MLB)에 이어 NBA까지 트로피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휴스턴 연고 프로야구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지난해 11월 LA 다저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MLB 월드시리즈의 시작은 1903년이다. 반면 NBA 파이널은 1950년부터 치러졌다. MLB 월드시리즈와 NBA 파이널이 동시에 진행된 68년여 역사에서 한 지역 연고팀이 MLB와 NBA를 동시에 석권한 경우는 2번밖에 없다.
지난 1969년 뉴욕을 연고로 한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이듬해 뉴욕 닉스도 NBA 파이널 왕좌를 차지했다. 이후 1987-88시즌 매직 존슨과 카림 압둘 자바를 앞세운 LA 레이커스가 파이널 주인공이 됐고, 같은해 LA 다저스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1988년을 마지막으로 30년간 이러한 기록은 다시 세워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 진기록이 새겨지기 직전까지 간 적은 있었다.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둔 MLB의 인디언스와 NBA의 캐벌리어스다. 물론 당시는 상황이 반대였다. 캐벌리어스가 2015-16시즌 NBA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인디언스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월드시리즈 기간에 인디언스의 홈구장이 프로그레시브 필드를 찾아 열띤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상대팀은 10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였다. 두 팀 역시 7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특히 시리즈 마지막인 7차전, 3 대 6으로 패색이 짙던 인디언스는 8회말 연속 안타에 따른 1득점과 라자이 데이비스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6 대 6 원점으로 되돌리며 한 편의 드라마를 작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연장 10회초 컵스에 다시 2점을 내주면서 결국 8 대 7로 컵스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물론 2016년의 인디언스와 2018년의 로케츠는 상황이 다르다. ‘언더도그’로 평가받으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인디언스와 달리, 로케츠는 올 시즌 파이널 우승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로케츠의 올 시즌 공격지표는 112.2점으로 30개 팀 중 2위, 수비지표는 103.8점으로 6위에 올라 공수 모두 준수한 기록을 냈다.
하지만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공은 둥글다. 따라서 마지막 버저가 울릴 때까지는 아무도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
2017년 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지역주민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공식 홈페이지
별들(Astros)은 이미 저 높은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다. 과연 로켓(Rockets)도 날아올라 미 프로스포츠 역사에 또 하나의 이름으로 새기게 될 수 있을까. 스포츠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NBA 플레이오프는 15일(한국시각)부터 시작된다. 서부컨퍼런스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번 시드)와 샌안토니오 스퍼스(7번 시드)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3번 시드)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6번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4번 시드)와 유타 재즈(5번 시드), 휴스턴 로케츠(1번 시드)와 미네소다 팀버울브스(8번 시드)가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동부컨퍼런스는 토론토 랩터스(1번 시드)와 워싱턴 위저즈(8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3번 시드)와 마이애미 히트(6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2번 시드)와 밀워키 벅스(7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4번 시드)와 인디애나 페이서스(5번 시드)가 다음 라운드 진출 자리를 두고 다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