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외부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일 뿐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를 마무리하며, 결과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을 회사와 외부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조치사전통지서는 회계처리 위반으로 향후 제재 조치가 예상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 위반사실 및 예정된 조치 내용을 해당 회사와 감사인에게 안내하는 절차다. 감리위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상장 전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특별감리를 벌여왔다. 이번 감리의 핵심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전해인 2015 회계연도에 갑자기 1조 900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에 대한 분식회계 여부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에에피스를 종송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는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뀌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흑자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위반, 분식회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합작 파트너사인 미국의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미국의 다국적제약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사업이 성공할 경우 지분율을 8.8%에서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현재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5.4%다. 실제 바이오젠은 지난 4월 24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최대 49.9%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심병화 상무는 “상장 시 모든 회계처리는 철저하게 검증해 삼정·안진·삼일 등 3대 회계법인에 적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로’ 회계를 조작해야 할 동기가 없으며 이로 인한 실익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 있을 감리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금융위원회 의결 등에서 충실히 입장을 소명하겠다”며 “위의 절차에서도 ‘분식회계’라고 판단한다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에 따른 제재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금융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 또한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