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현미 천연 아미노산 ‘가바’ 함유 ‘최강의 주식’
노화 방지를 위해 밥이라면 백미보다 현미를 선택해야 한다. 그중에서 발아현미는 천연 아미노산 ‘가바’가 함유돼 ‘최강 주식’이라 불릴 만하다. 사진=서울문화사
그렇다면 몸에 좋은 탄수화물은 어떤 게 있을까. 야마기시 교수는 ‘건강한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요령’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현미나 통밀, 호밀처럼 정제되지 않은 곡물일 것. 다른 하나는 당질이 적은 대신, 식이섬유 및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한 것이다.
‘주간문춘’은 이를 기준으로 ‘노화를 막는 최강 주식(主食)’를 선정했다. 먼저 1위는 발아현미가 올랐다. 2위 현미와 탄수화물 함량은 비슷했으나, 다른 영양가면에서 발아현미가 조금 더 앞섰다. 이에 대해 야마기시 교수는 “식물이 발아할 때 노화를 늦추는 강력한 성분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 대표적인 성분이 천연 아미노산인 가바(GABA)다. 가바는 혈당조절, 혈압강하,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 및 뇌세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참고로 발아현미의 가바 함유량은 현미보다 약 3배, 백미보다는 10배나 높다.
일본폴리페놀학회 이사장인 이타쿠라 히로시게 박사는 “야채에 포함된 식이섬유보다 쌀, 보리 같은 곡물 속 식이섬유가 노화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곡물 식이섬유가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당뇨병은 익히 알려졌다시피, 외모는 물론 체내 노화를 촉진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이와 관련, 이타쿠라 박사는 “노화 방지를 위해 밥이라면 백미보다 현미를, 빵은 통밀이나 호밀빵을, 국수는 메밀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그 편이 훨씬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식이섬유 부족은 장내 환경 악화로 이어진다. 영양사 모치즈키 레이코 씨는 “안티에이징의 열쇠는 장 건강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 속 장내에서는 매일 착한 균(유익균)과 나쁜 균(유해균)이 영역 다툼을 벌인다. 여기서 유익균이 우세하면 노화를 막는 지름길로 연결되는 한편, 유해균이 늘어나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해 영양소 흡수를 저하시킨다. 덧붙여 장은 피부 미용에 좋은 비타민 B군과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비타민 K를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유해균이 늘어나면 이런 기능까지도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비타민 B군은 특히 피부와 모발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다. 이런 이유로 ‘피부 미용, 탈모 예방에 좋은 주식(主食) 베스트’는 비타민 B군 함유량 순으로 순위를 정했다. 그 결과 1위는 현미가 꼽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탄력 있는 피부와 풍성한 모발 유지에 좋은 비타민 B1, B2, B6, 나이아신이 현미에 듬뿍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빵류로는 베이글이 2위를 차지했다. 식빵이나 크루아상, 롤빵 등은 유제품을 더하는 경우가 많지만, 베이글은 우유와 버터 등을 첨가하지 않아 지방이 적다. 대신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밥류, 빵류 외에도 우리가 주식으로 즐겨 찾는 면류는 어떤 걸 먹어야 할까. 흔히 파스타에 대한 오해가 ‘살찌는 음식’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파스타는 오히려 당지수(GI)가 낮은 음식으로 나타났다. 흰빵과 같은 다른 정제 탄수화물 식품에 비해 혈당지수를 천천히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소스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크림 대신 올리브오일 베이스로 만든 파스타가 바람직하다.
식이섬유와 폴리페놀이 풍부한 메밀국수도 추천한다. 메밀은 흰쌀과 달리 배아가 안쪽에 있으므로 깎아내도 손실되지 않는다. 또 항산화작용을 하는 루틴이 많이 함유돼 있고, 곡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혈류를 개선하는 비타민 P가 들어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다만, 메밀국수를 구입할 때는 재료명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밀가루가 앞에 적힌 국수는 밀가루 함유량이 더 많다. 노화방지나 혈류 개선이 목적이라면 메밀이 더 많이 들어간 것을 선택하도록 하자. 또 따뜻한 메밀국수에 채소나 죽순, 달걀을 올려 먹는 게 영양학적으로는 좋다.
한편, 우동과 소면(밀가루가 주원료)은 ‘노화를 유발하는 나쁜 주식(主食)’ 랭킹 2, 3위에 올랐다. 불명예스러운 1위는 콘플레이크. 콘플레이크는 100g당 탄수화물 함유량이 무려 83.6g이나 됐다. ‘주간문춘’ 조사에 따르면 “시판 중인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콘플레이크 성분을 체크했더니, ‘보리 100%’ ‘달지 않은 맛’이라고 홍보하는 상품조차 당질이 발아현미의 약 2.5배였다”고 한다. 더욱이 설탕이 첨가된 콘플레이크라면 혈당치가 단숨에 올라간다.
이처럼 콘플레이크, 면류는 당지수가 높은데다 제대로 씹지 않고 먹게 된다는 점이 아쉽다. 음식을 먹을 때 잘 씹으면 ‘파로틴’이라는 노화방지 호르몬이 침샘에서 분비돼 뼈 조직이 튼튼해지고, 회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같은 백미라도 부드러운 죽보다는 찬밥을 먹는 것이 파로틴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이 천천히 상승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라면의 경우는 식품첨가물이 문제시 된다. 흔히 면발을 쫄깃하게 하기 위해 인산을 첨가물로 쓰기도 하는데, 이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신장병이나 골량(뼈의 단단한 정도) 감소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