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억’ 파나마vs‘9461억’ 벨기에 몸값 대결…다윗이 골리앗 이기는 이변 일어날지도 관심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 G조 조별리그에선 월드컵에 처음 나선 파나마가 역대 최강 벨기에를 만난다. 파나마 전체 선수단의 몸값은 118억 원 수준이다. 벨기에 선수단의 몸값은 9481억 원이다. 월드컵 첫 출전의 다윗이 월드컵 단골 골리앗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축구 팬의 관심이 높아져 간다.
벨기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쌓은 경험으로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뒀다. 팀의 주축 에당 아자르는 월드컵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승 때 잉글랜드를 꺾고 우리가 우승할 것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에당 아자르의 동생 토르강 아자르도 벨기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두 선수가 함께 뛰는 모습을 이번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는 폴란드와 세네갈이 맞붙는다. 세계 최강의 대결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보장되는 이유는 H조의 조 편성 때문이다. 폴란드와 세네갈, 콜롬비아와 일본이 16강 진출을 놓고 싸우는데 어디 하나 압도적인 팀이 없다. 콜롬비아가 유력하다고 하지만 전통적인 축구 강국이라고 보긴 어려운 탓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된다. 폴란드의 득점 기계 레반도프스키와 세네갈의 마네의 불 뿜는 득점 대결도 볼만하다.
22일 금요일 오전 3시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D조 조별 예선을 치른다. 크로아티아는 탄탄한 중원을 구성해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버텨 볼 요량이다.
바르셀로나는 메시 그 자체다. 메시 없는 바르셀로나는 상상하기 힘들다. 메시는 3명이 들러붙어도 막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진이 붙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탁월한 활동력과 너른 시야로 유명한 세계 최고의 중원 지휘자 루카 모드리치와 크로아티아의 새로운 심장 마테오 코바치치가 메시를 상대한다. 둘은 바르셀로나의 영원한 맞수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선수다. 메시를 가장 잘 아는 바르셀로나의 살림꾼 이반 라키티치가 이들 둘을 돕는다. 메시조차 버거울 수 있는 크로아티아의 중원이다.
아르헨티나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새 얼굴의 활약도 기대된다. 23살에 세계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인 파리 생 제르맹의 중원을 맡고 있는 지오바니 로 셀소와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 후니어스의 기대주 크리스티안 파본도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 이에 맞서는 크로아티아에는 마르코 피야차가 버티고 있다. 올해 23살인 피야차는 유벤투스 소속으로 독일 리그 샬케 04로 임대돼 지난 시즌 측면과 중앙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23일 토요일 오전 3시 E조에서 세르비아를 상대할 스위스의 중심 세르단 샤키리와 그라니트 샤카의 성장 배경을 알면 경기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스위스 국적의 공격수이자 스토크 시티 에이스 샤키리의 국적은 서류상으로 스위스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성장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알바니아계 부모의 피를 물려받은 코소보 태생이다. 그가 세상에 나왔을 당시 코소보는 세르비아와 함께 유고슬라비아 연방 소속이었다. 세르비아와 한 나라였던 셈이다. 코소보는 2008년에 독립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UN에 가입되지 않은 불완전 공화국이다.
샤키리의 축구화에는 국기 3개가 붙어 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독립의 이유 가운데 하나가 종교였다.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의 중심이었던 세르비아는 로마 가톨릭, 개신교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3대 분파인 동방정교회가 주를 이루는 나라였다. 코소보는 전통적으로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의 거주 지역이었다. 샤키리는 태어났을 땐 유고슬라비아 연방 소속이었지만 유고슬라비아 연방과 코소보가 갈라섰고 부모는 알바니아계에다가 스위스 유니폼을 입다 보니 경기에 나설 때 싱숭생숭할 수밖에 없다. 샤키리는 자신의 축구화에 알바니아와 코소보, 스위스 국기를 모두 달고 뛴다. 2014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스위스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라니트 샤카는 샤키리보다 좀 더 복잡한 배경을 가졌다. 그라니트 샤카의 아빠 라지프 샤카는 세르비아 소도시 쿠르슈믈리야 출신이다. 하지만 라지프 샤카는 세르비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인 까닭이다. 쿠르슈믈리야는 세르비아령이지만 코소보 근처에 위치해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 이슬람교도가 많이 거주했다. 라지프 샤카는 1986년 코소보 독립 운동에 참여했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온 그라니트 샤카는 본인 스스로 “나는 온전한 알바니아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라니트 샤카의 형 툴란트 샤카는 아예 알바니아 대표팀에서 뛴다.
세르비아는 전통적으로 탄탄한 허리가 강점인 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척추 네마냐 마티치와 패스 마스터 두산 타디치가 중심을 잡는다. 이탈리아 리그 라치오에서 뛰는 세르비아 중원의 핵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는 23살밖에 안 됐지만 벌써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밀린코비치-사비치 외에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뛰는 안드리야 지브코비치와 프랑크푸르트의 공격수 루카 조비치도 유수의 클럽에서 눈독들이고 있는 유망주다.
스위스 역시 유망주를 빼놓으면 섭섭한 나라다. 카메룬 출신의 샬케 04 공격수 브릴 엠볼로와 미드필더 데니스 자카리아,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 니코 엘베디는 독일 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꼽힌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한국 ‘첫 단추’가 중요…스웨덴에 올인! 한국은 이번 주에 두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스웨덴과 멕시코를 상대하게 됐다. 초반 기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러시아 월드컵 경기 순서는 그나마 위안이 된다.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약한 팀부터 차례로 만나게 된 까닭이다. 월드컵 개막에 앞선 7일 기준 피파 랭킹으로 따지자면 스웨덴이 24위, 멕시코가 15위, 독일 1위다. 초반에 강팀을 만나 패배하면 기세가 눌려 다음 경기도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축구는 기세 싸움이다. 스웨덴과 멕시코 둘 다 만만찮은 상대다. 한국 축구계는 늘 유럽 국가보다 중남미 나라와 붙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해 왔다. 이번에도 멕시코를 더 만만하게 보지만 실상 스웨덴이 더 편한 상대다. 일단 2000년 이후 스웨덴과 붙은 경기에서 한국은 패한 적 없다. 2전 2무다. 사실 스웨덴은 1994년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뒤부터 주류에 편승하지 못해 왔다. 당시 달린과 라르손, 브롤린이 이끄는 스웨덴은 유럽의 최강팀 가운데 하나였다. 이후엔 세대교체에 실패해 나락의 길을 걸었다. 잠시 반짝할 때가 있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때였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프레드리크 융베리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나왔다. 허나 16강에 진출했던 게 고작이었다. 더군다나 조별리그에서 ‘스웨덴 징크스’를 가진 잉글랜드와 맞붙어 편히 16강에 진출했다. 그 뒤 2010년과 2014년에는 월드컵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은 스웨덴 내부에서도 다소 비관적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웨덴 대표팀이 나 없이 별다른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게 스웨덴 대표팀에는 구심점이 없는 상태다. 독일 리그 라이프치히의 간판 공격수 에밀 포르스베리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21경기에 나와 2골밖에 넣지 못했다. 손흥민이 독일 1부 리그 데뷔했던 2010-11 시즌에 13경기 나와 3골을 넣었을 때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조직력이 강점이라고 평가 받으나 스웨덴의 조직력이 멕시코와 독일에 비해서 낫다고 볼 순 없다. 2000년 이후 멕시코와의 역대전적은 2승 1무 1패다. 스웨덴보다 전적이 좋지만 멕시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팀이다. 이번 멕시코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뒀다. 6년 전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올림픽 우승의 주역이 대거 포진한 까닭이다. 최종 명단에 오른 23인 가운데 런던 올림픽 대표팀 출신이 8명이나 된다. 20대 초반의 풋풋함을 벗어나 말쑥한 경기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네덜란드 리그 PSV에서 뛰는 공격수 이르빙 로사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29경기에 나와 17골을 넣어 득점 5위를 기록한 멕시코의 간판 골잡이다. 16세에 아스날과 5년 계약을 맺으며 주목을 받았던 LA FC 소속 카를로스 벨라도 조심해야 한다. 2013-14시즌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으로 그리즈만과 함께 공포의 양쪽 날개로 활약하며 16골을 넣은 바 있었다. 2005년 U-17 월드컵 득점왕 출신이다.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를 넘어서는 것도 큰 숙제다.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