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문선민·고요한 맹활약…시련 겪은 김민우 슬럼프 빠져
월드컵 이후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문선민.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일요신문]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10여 일이 흘렀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는 지나갔지만 축구는 계속된다. 월드컵 토너먼트 일정이 한창이던 지난 7일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이 재개돼 5경기를 치렀다. K리그2는 그보다 일찍 월드컵 휴식기를 마쳤다. 월드컵에서 세계를 상대로 맞서 싸운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을까.
월드컵 이후 한 단계 발전한 듯한 기량을 펼치고 있는 고요한은 최근 소속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사진=FC 서울
이용은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선수 중 한 명이다. 조별리그 전 경기(3경기)에 풀타임으로 나서 에이스로 지목받던 상대 선수들을 묶었다. 대회 이후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원정 대회 참가로 피로를 느낄 법도 하지만 그의 풀타임 출전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이용은 ‘K리그 최고 오른쪽 풀백’이라는 수식어답게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탄탄한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도움 3개를 추가했다. 시즌 기록 5개로 리그 최다이다. 팀이 4승 1무를 거두는 동안 라운드 ‘베스트 11’에도 3번이나 선정됐다.
문선민 또한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다. 대표팀에 깜짝 승선했던 그는 공격수로서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의 공격을 도왔다.
소속팀 인천에서는 월드컵 이전의 좋았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재개된 리그에서 3골을 추가해 시즌 9골로 국내 선수 중 최다득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경기에서는 후반 막판 극적인 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긴 시간 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진 못했지만 고요한도 돌아온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 후반기부터는 FC 서울에서 주장이라는 임무도 맡았다. ‘월드컵’ 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그는 축구에 눈을 뜬 듯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예년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서울에서 ‘홀로 돋보인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김민우·김신욱은 ‘구름’
김민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다소 시련을 겪었다. 스웨덴과의 첫 경기서 상대에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담감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리그에서도 예년의 날카로움보다는 덜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상주 상무로 군입대 했던 그는 5주간의 병 기초 군사훈련 이후 폼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간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만 지난해 수원에서의 활약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다. 상주도 이 기간 5연패로 부진했다. 후임병들의 입대로 ‘고참’이 된 김민우의 활약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공격수 김신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월드컵서 특출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다.
월드컵에서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K리그 복귀 후 4경기 2골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K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다.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11일 경기에는 대기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지난 22일 경기에서는 결승골 득점에도 표정은 밝지 않았다.
연일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조현우는 원정경기임에도 홍보 포스터에 등장했다. 사진=울산 현대
월드컵 3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골키퍼 조현우는 생애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쳤고 대회 이후엔 20여 개의 CF 출연 제의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K리그에서도 그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의 대구 FC 복귀 첫날,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의 4배가 넘는 1만 3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조현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팀도 홈경기 포스터에 조현우를 내세울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원정 경기임에도 조현우의 선방에 전 관중이 박수를 친다.
조현우는 돌아온 리그에서 여전한 선방 능력을 보였지만 대구는 현재 강등권에 위치한 팀이다. 강하지 않은 팀 전력상 많은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조현우는 5경기에서 5실점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임에도 냉탕과 온탕을 모두 경험한 셈이다.
급기야 22일 울산전에서는 조현우가 박스 밖 전진 수비 과정에서 핸들링 파울을 범했고 퇴장을 당했다. 그의 프로 경력 최초 퇴장이다. 조현우는 퇴장 징계로 인해 앞으로 2경기에 결장하게 됐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이적·재계약·긴급소집…해외파 태극전사는 ‘정중동’ 해외파 태극전사들은 대부분 소속 리그가 춘추제로 이뤄져 휴식기에 있지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 월드컵 일정 직후 소속팀을 옮겼다. 이전부터 이적 작업을 진행하던 정우영은 귀국도 하기 전에 카타르 알사드 이적이 발표됐다. 사비 에르난데스, 가비 등 스페인 레전드와 미드필드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이적 논의로 귀국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곧바로 잉글랜드로 향했다.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스완지와 계약을 끝낸 그의 행선지는 뉴캐슬이었다. 뉴캐슬은 기성용의 이동에 전용기로 특급 대우하는 정성을 보였다. 지난 24일에는 수비수 정승현의 이적 소식도 발표됐다. 정승현은 월드컵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상당 수준의 이적료와 연봉에 사간도스에서 일본 J리그 8회 우승의 명문 가시마로 소속팀을 옮겼다 . 에이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과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2020년 여름까지였던 계약 만료기간을 3년 연장(2023년까지)하는 계약이었다. ‘병역 의무 리스크’가 있는 손흥민에 대한 토트넘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행보다. 대표팀 막내 이승우도 바쁜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8월 중순 일정을 시작하는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국내에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2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소속팀 베로나의 요청이 있었고 급히 훈련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던 이승우의 입지 변화가 감지된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