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특례시 승격, 지방분권 개헌의 ‘선봉장’ 자처
16일 수원시청에서 기자회견하는 염태영 수원시장.
[경기=일요신문] 김창의 기자 =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방분권 시대의 ‘마중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더 나아가 지방분권 개헌 운동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까지 드러냈다.
염태영 시장은 16일 ‘더 큰 수원의 완성’이라는 제목의 민선 7기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더 큰 수원을 위한 100대 사업’, ‘100만 특례시 입법화’, ‘지방분권 시대의 개막’, ‘민심을 수용하는 시정 혁신’ 등 4가지 시정 청사진을 선보였다.
이 중 77개의 약속사업과 23개의 희망사업으로 분류되는 100대 사업과 책임 행정을 강조하는 시정 혁신이 수원을 안에서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면 100만 특례시와 지방분권시대의 개막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서의 권한과 위상을 갖추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을 천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지방분권과 특례시 승격은 단순히 수원 혼자 힘으로 이뤄낼 수 없는 문제다. 정부, 국회, 광역단체 등의 협조와 국민적인 합의도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 민선 5기부터 많은 기초단체가 지방분권을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푸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염 시장은 민선 5기, 6기를 거치며 쌓은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민선 7기 지방분권을 완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신감은 그간 지방분권 개헌의 최일선에서 역량을 집중해 온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염 시장은 민선 6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국가가 지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기획하거나 집행할 때 중앙과 지방간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수평적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지방재정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지켜보며 협치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경험은 염 시장에게 지방분권을 위해선 기초단체들의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을 일깨웠다. 그리고 지난달 전반기 경기도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염 시장은 나아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국 226개 지방정부의 뜻을 모아 지방분권 개헌을 이루기 위해서다.
염 시장은 “연대와 협력으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방 3대 협의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와 함께 지방분권의 불씨를 되살려 전국 확산의 도화선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충분한 경륜을 지닌 단체장들의 연대와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를 가진 정권과의 긴밀한 유대감으로 인해 그간 유명무실했던 지방분권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거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염태영 시장은 지방분권과 동시에 100만 특례시 입법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원, 고양, 용인, 창원시 등 인구 100만명을 상회하는 4개 도시가 공동대응기구를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9월 12일 창원에서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10월에는 국회 정책토론회, 11월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 학술대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특례시 입법화 공감대 확산과 대정부, 국회 설득에도 나선다.
염태영 시장은 “이전에는 100만 도시의 시장과 도지사의 당적이 달라서 이해관계도 달랐지만 이번에는 경기도 내 3개의 100만 도시 시장과 경기도지사가 100만 도시 특례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후보 시절 이재명 도지사 후보와 100만 특례시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염 시장은 “창원도 경남도와 갈등 관계에서 이해관계로 전환하며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특례시는 더 미룰 수 없는 중요하고 절대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민선 7기가 실질적 지방분권과 특례시 지정의 전기가 될 거라는 예측이 힘을 받는 이유다.
한편 지방분권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지방분권 강화 및 균형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청와대에 자치분권비서관실과 균형발전비서관실을 두며 공약을 이행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청와대는 최근 두 비서관실을 자치분권위원회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안을 단행하며 지방분권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우려를 낳았다.
청와대는 자치분권비서관과 균형발전비서관이 업무상 상충하는 부분이 잦아 유기적으로 통합하려는 것이며 행정관의 수나 조직 규모는 그대로 유지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지방분권 의지가 약해진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에도 염태영 시장은 “특례시는 수원 시민의 염원이자 지난 선거의 대표 공약이었다. 또한 지방분권 역시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선 6기에서 좌절된 제2국무회의 신설 및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국가를 만들기 위해 226개 지방정부와 함께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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