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시청률로 미국시장 홍보효과 극대화 기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도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NFL을 이용하고 있다. NFL에 광고를 내보냄으로써 큰 재미를 본 현대차는 아예 NFL 공식 스폰서로 들어가 홍보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NFL 공식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진=NFL
현대자동차는 NFL과 자동차 분야 공식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과거 14년간 자동차 분야 스폰서를 담당해온 GM을 밀어내고 2015년 “NFL과 4년 스폰서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현대차는 NFL 드래프트부터 정규리그 및 슈퍼볼까지 회사 브랜드 이미지와 모델 홍보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차는 시즌 중 매주 일요일 밤에 열리는 ‘선데이나이트 풋볼’ 오프닝 행사 공식 스폰서에도 들어갔다. NFL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7년 연속 가장 인기 있는 TV 콘텐츠로 매주 1800만 명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확한 후원금 금액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미 NFL 2018-19시즌 중계에 광고를 다시 시작했다. 경기 중간 광고시간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모델 갤럭시 노트9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미국 방송사 CBS 등의 중계화면 중간에도 삼성 로고와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다. NFL 결승전인 슈퍼볼은 30초짜리 광고가 최소 500만 달러(약 56억 원)로 ‘1초에 2억 원’을 육박한다. 정규리그도 약 56만 달러로 만만치 않은 광고비가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NFL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2016-17시즌의 경우 8630만 달러(약 1000억 원)의 광고비를 집행해 상위 7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보다 앞선 금액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NFL 광고비 계약을 얼마에 했는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0억 원은 넘기며 다시 광고비 순위 상위권에 랭크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이러니하게도 NFL TV중계 시청률은 매년 떨어지고 있지만, 광고비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NFL 사무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NFL 정규시즌에 집행된 총 광고비는 46억 4000만 달러(약 5조 2400억 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2010년에 22억 10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7년 만에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에서는 미국 내 시청 수요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시청 인구가 늘고 인터넷과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경기를 보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과 현대차가 NFL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가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시장에 갤럭시 노트9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역시 아이폰XS 등 신모델 출시를 예정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015년 1628억 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내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인기 열풍에 투싼, 코나 등 판매량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현대차의 미국시장 중장기 실적 개선에는 암초가 존재한다.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 속 마케팅은 쉬는 시간 등 중간 중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친숙하게 해주며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가 광고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국 범위로 시장을 확장시키는 데 좋은 수단이 된다”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현대차, 유럽축구 주요리그 한 팀씩 후원계약 ‘광폭행보’ 현대차는 유럽 스포츠 시장에서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올시즌부터 팀 유니폼 상의 소매에 스폰서 각인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은 유니폼 전면 가슴에 다는 메인 스폰서 외 추가로 스폰서 기업 물색에 나섰다. 과거 삼성 로고를 단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첼시가 이번에는 유니폼 소매 스폰서로 현대차를 선택했다. 사진=첼시 공식 페이스북 에당 아자르, 조르지뉴 등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첼시FC는 상의 소매에 로고가 들어가는 후원사로 현대차를 선택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오는 2021-22시즌까지 4년간 유니폼 소매와 경기장 광고판 등에 현대차 로고를 적용하게 됐다. 첼시 홈구장인 스탬퍼드 브릿지에 차량도 전시된다. 후원금은 연간 약 90억 원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2005~2015년 삼성을 메인 스폰서로 택해 유니폼 전면에 삼성 로고를 달고 뛰기도 했다. 이로써 첼시는 국내 재계 1·2위 기업과 모두 스폰서 계약을 맺은 구단이 됐다. 현대차가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유럽의 축구 구단은 첼시뿐만 아니다. 프랑스 리그앙의 올림피크 리옹을 2012년부터 메인 스폰서로 후원하고 있다. 또 올 시즌부터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헤르타 BSC 베를린, 이탈리아 세리에A의 AS로마와도 후원계약을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스포츠 마케팅에 앞장서는 이유는 자동차의 스포티함과 스포츠의 이미지가 잘 맞기 때문”이라며 “또한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 주요 고객층과 스포츠를 좋아하는 수요층이 상당부분 겹쳐 효과가 커서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