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부터 전과까지 ‘의혹투성이’ 남편 정체 몰랐다면 취소 가능성…전준주 각종 피소 사건에 영향 미칠 듯
# “아내가 배신하고 기망했다”
낸시랭과 전준주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9월 20일 불거진 폭력 사고를 통해 본격화됐다. 전준주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낸시랭과 부부싸움 중 둔기 형태의 물건으로 문을 부수는 등의 폭력을 행사한 혐의(특수손괴)로 불구속 입건됐고, 용산경찰서는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행히 낸시랭에 대한 물리적 폭행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낸시랭은 사건 직후 전준주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예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며칠 뒤 전준주 자살 미수 사건이 터져 나왔다. 10월 10일 새벽 서울 용산구의 자택 욕실에서 목에 붕대를 감은 채 자살을 시도했고 그 모습이 지인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것. 다행히 자살은 미수로 돌아갔고 전준주는 이날 오후 2시께 퇴원했다. 당시 전준주는 지인과 함께 집에 있었고 낸시랭은 함께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오후 전준주는 낸시랭과의 이혼 소식을 알렸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내의 배신과 기망은 내 정신으로는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모든 오해들을 풀려고 했지만, 아내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현혹돼 철저히 나를 피했다. 아내는 나를 철저히 배신하고 기망한 이들과 손잡고 하나뿐인 남편을 사기꾼으로 몰아갔다”고 폭로했다. 이어 “오해만큼은 풀고 가야 할 텐데 그것마저도 거부해 버렸다. 하늘이 맺어주신 인연을 끝까지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말했다.
# “남편이 위협하고 폭언과 감금·폭행했다”
전준주의 폭로에 결국 낸시랭도 입을 열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낸시랭은 “부모도 형제도 없는 나는 꼭 가족을 지키고 싶었다. 세상의 조롱과 갖가지 비난을 견디고 주변 지인들의 반대를 무릅쓰며 남편을 믿었지만 돌아온 건 불어난 이자와 생활고, 연대보증 피해뿐”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니다. 남편은 내 앞에서 거짓이 밝혀지고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오히려 나를 위협하고 폭언과 감금·폭행으로 대처했다. 그 수위가 점점 높아져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돼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준주는 다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감금은 무슨 감금인가. 욕은 했다. 폭행은 이미 경찰서에서 설명했다”라며 “낸시랭이 모든 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낸시랭 인스타그램
현재 낸시랭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이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의 이혼이 될지, 이혼 소송이 될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항간에선 이혼이 아닌 혼인취소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준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빚 문제 해결 이후 조용히 협의 이혼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낸시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책임질 건 다 책임진다는 공증과 함께 동시 이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의 이혼이 아닌 이혼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들의 상반된 주장은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이혼 소송으로 갈 경우 낸시랭과 전준주의 주장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위협, 폭언, 감금, 폭행 등의 존재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법조계에선 혼인취소소송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혼인취소소송이 진행되려면 나이부터 전과까지 복잡한 전준주의 과거를 낸시랭이 혼인신고 당시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이 된다. 결국 낸시랭이 전준주와 왕진진(왕첸첸) 가운데 누구와 결혼을 했느냐가 핵심인데 전준주가 아닌 왕진진과 결혼을 한 것이라면 혼인취소소송도 가능하다. 혼인신고 직후인 지난해 연말기자회견에서의 낸시랭은 그를 왕진진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많이 했다.
사진=낸시랭 트위터
낸시랭과 전준주가 결혼한 이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까닭 역시 그가 고 장자연 편지의 위조범 왕진진(왕첸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었다. 그가 여러 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으며 특수강도강간 전과자라는 점도 드러났다. 혼인신고 당시에도 이미 여러 사건으로 피소된 상황이었던 전준주는 결혼 이후에도 줄 피소를 당했다. 그때마다 낸시랭은 전준주의 편을 들었고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남편의 무고를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번 이혼에도 피소 사건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준주는 “낸시랭이 S 씨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속아 오히려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를 철저히 배신하고 기망한 이들과 손잡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전준주가 사업가 서 아무개 씨에게 3000만 원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자 낸시랭은 자신의 SNS를 통해 “30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고소 한 것”이라며 “서 씨는 사기죄로 실형을 살고 현재 사회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라며 전준주의 무고를 주장한 바 있다. 혼인신고 이후 낸시랭은 이렇게 전준주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연이은 피소와 각종 의혹을 강력하게 대신 해명해왔다.
그렇지만 이혼 사실을 공개하며 양측이 주고받은 공방전으로 볼 때 이제 낸시랭은 그 반대편으로 돌아섰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전준주가 사기 혐의 등으로 피소된 여러 사건에서 낸시랭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준주와 왕진진, 나이 차이만큼 큰 간극의 두 인물 왕진진, 중국식으로 왕첸첸. 1971년생 만 47세로 위한컬렉션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마카오에서 9세까지 살았다. 전과자지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복역을 했을 뿐이다. 특이한 점은 파라다이스그룹 고 전낙원 회장의 서자로 9세 때 홍콩에서 전라도 강진으로 거처를 옮겨 모친 밑에서 자랐다. 모친은 고인인 전 회장의 여섯 번째 부인이다. 또한 고 장자연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고인이 자살하기 전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편지를 수백 통 보냈을 정도다. 카지노 재벌이었던 아버지에게 상당량의 도자기예술품을 유산으로 받았다. 반면 전준주는 1980년생으로 올해 38세다. 본적은 전라도 강진으로 이곳에서 태어나 10대까지 이곳에서 보냈다. 1999년과 2003년에 2건의 특수강도강간 사건으로 12년을 복역했고 2013년에 만기 출소했다. 10대까지 강진에서 살았고 20대 초반부터 수감생활을 한 터라 해외 거주 경험은 전혀 없고 지인들은 비행기를 처음 탄 것도 출소 이후인 2014년, 제주도를 가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전혀 다른 이 두 인물은 사실 동일인물이다. 실존하는 인물은 전준주, 왕진진 내지는 왕첸첸이라 불리는 인물은 전준주가 만들어낸 인물이다. 전준주는 가장 큰 간격을 보이는 나이에 대해 9세 때 마카오에서 들어오면서 뒤늦게 호적신고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실제 나이 16세에 초등학교를 입학했다는 얘기가 된다. 호적상으로는 그제야 8세가 됐기 때문이다. 1980년 1월생인 고 장자연과는 호적상 동갑이다. 고 장자연이 1월생임을 감안할 때 학년으로는 고 장자연이 전준주보다 한 학년 위다. 그럼에도 자신이 친한 오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낸시랭과도 복잡하다. 76년생인 낸시랭보다 5세 연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전준주는 호적상으로 4세 연하다. 오빠이기엔 나이가 모호한 고 장자연과의 관계. 자신을 왕진진이라 주장하는 전준주는 수십 통의 편지를 고인에게 받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언론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증거위조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선고였다. 편지의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필적이 위조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전준주는 2013년 출소 이후 자신이 왕진진이라 주장하며 여러 가지 일을 벌였고 이로 인해 줄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지방 사립대 교수 문 아무개 씨에게 “도자기 300점을 넘기겠다”며 총 1억 350만 원을 편취하고 횡령한 혐의 사건, 사업가 서 아무개 씨에게 차량을 수리해 주겠다며 가져간 뒤 이를 담보로 맡기고 1000만 원을 편취한 횡령 및 사기 혐의 피소 사건, 역시 서 씨에게 급하게 일주일만 쓰겠다며 3000만 원을 빌려 간 뒤 1년이 지나도록 돈을 갚지 않은 사기 혐의 사건 등에서 전준주는 자신을 왕진진이라 속이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진 프리랜서 |
장자연 재수사 핵심은? 그때 그 남자가 아닌 그때 그 검사 전준주, 아니 왕진진이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고 장자연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더니 비로소 ‘임우재’라는 이름이 기름을 끼얹었다. MBC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이 숨지기 한 해 전인 2008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위였던 임우재 당시 삼성전기 고문과 고 장자연이 무려 35차례나 통화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현재 임 전 전무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 중이다.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담당 검사 조사 과정에서 통화내역을 확보했는데 여기에서 임 전 고문의 이름을 발견된 것. 휴대폰 명의자가 이부진 사장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임 전 고문 측은 “고 장자연을 모임에서 본 적은 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고 통화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초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했다. 6월 26일 전직 조선일보 기자 A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08년 8월 5일 고 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고인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수사 당시에도 성남 분당경찰서는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불기소 처리를 한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장자연 사건 재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진상조사단의 흐름에 밝은 검찰 관계자는 “현재 재조사는 장자연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가 아닌 당시 분당경찰서에서 진행된 방대한 수사 결과를 검찰이 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공소시효가 지난 8월까지였음을 감안하면 재조사 초기에 수사에 속도를 붙여 A 씨를 기소한 것이 그나마 성과였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진상조사단의 수사는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검찰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검찰이 검찰을 스스로 파헤치는 부담스런 수사인데 장자연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김형준 성남지청 형사3부장은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으로 검찰을 떠난 상태라 진상조사단으로서는 한결 짐을 던 셈이다. 따라서 임 전 고문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보다는 왜 당시 검찰이 임 전 고문을 소환하는 등의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느냐에 더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고문이 35차례나 통화했다는 사실 역시 그런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재조사에 돌입해 경찰이 검찰에 넘긴 수사 기록 중 장자연의 통화내역이 누락된 것을 9년 만에 확인한 것. 진상조사단은 당시 사건 담당 검사를 통해 통화내역을 입수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임 전 고문의 이름도 발견된 것이다. 따라서 전직 조선일보 기자처럼 추가 기소되는 피의자가 나올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소속사 전 대표의 생일파티에 A 씨와 함께 동석했던 이들이라면 수사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일보 고위층이나 이번에 문제가 된 임 전 고문은 그 술자리에 없었다고 한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당시 술자리가 있었던 유흥업소 관계자들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업체 관계자와 투자자문사 관계자 등이 동석했을 뿐이라고 한다. [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