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엔카직영 인수한 한앤컴퍼니 반년 만에 4곳 추가…매장쏠림 중고차 유통시장엔 ‘독’
한앤컴퍼니는 지난 4월 4일 SK엔카직영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한 후 케이카(K Car)로 브랜드명을 바꾼 지난 1일까지 6개월 동안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29개로 확대했다. 지난 12일 현재 케이카는 전국 30개 오프라인 매장을 갖췄다. 2000년 SK엔카직영이 엔카네트워크로 SK그룹 계열사에 편입돼 매각 전까지 26개 지점이 있었던 것에서 반 년 사이 4개(15.4%) 매장이 새로 생겼다. 같은 기간 케이카 직원 수는 한앤컴퍼니로 인수 이전인 750여 명(파견직 포함)에서 800여 명으로 약 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한앤컴퍼니가 한앤컴퍼니오토서비스라는 사명으로 신규 채용에 나섰지만 채용 인원은 3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엔카직영을 인수한 한앤컴퍼니가 인수 후 사업 규모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케이카 홈페이지
문제는 올해까지 10개 매장을 추가한다는 방침을 정한 한앤컴퍼니가 매장 운영에 대한 고민 없이 매장 확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데 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 후 케이카 용인기흥기점, 경인지점, 김포공항지점, 서대구지점, 4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 중 경매장 용도를 고려한 서대구지점을 제외한 3곳은 기존 매장에서 차량으로 10분 내외 거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천광역시 서구 엠파크에 들어선 경인지점은 엠파크에 있는 기존 매장인 케이카 인천지점과 거리가 1.09㎞에 불과하다. 한앤컴퍼니가 매장 확대를 위해 매장 임대 계약을 마친 용인오토허브, 부천오토맥스 등 추가 지역 5곳도 사업 구역이 겹친다.
차량 판매보다 전 차량 매입이 더 중요한 중고차 유통업에서 매장 쏠림은 독이다. 더욱이 차량 평가사가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판매한다는 케이카식 사업에서 매장 쏠림은 곧 영업력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케이카 차량 매입 부문 내부 관계자는 “같은 회사 사람이 같은 차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한앤컴퍼니 인수 후 인센티브가 크게 줄면서 차량 매입 부문 경력직이 유카 등 경쟁사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어 신입 중심 신규 매장의 차량 매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임대 계약을 마치고도 신규 매장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신규 매장으로 가려는 사람이 없는 탓”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 같은 매장 쏠림의 원인을 사모펀드의 확장 매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중고차 매장을 내기 위해선 각 지역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신규 매장 조합 가입 신청을 해야 하는데, 한앤컴퍼니는 가입 신청을 받아주는 곳에서는 일단 열고 본다는 것. 앞서 한앤컴퍼니는 매장이 적은 부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 내 신규 매장 확보를 추진하다 조합 반대가 일자 인천과 경기 지역으로 신규 매장을 몬 것으로 확인됐다. 한앤컴퍼니가 최근 새로 문을 연 용인기흥지점과 연내 개점 예정인 용인오토허브 간 거리는 4㎞로, 차량 이용 시 10분밖에 안 걸린다.
지해성 중앙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오프라인 중고차 유통사업이 2013년 ‘중소중견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SK엔카직영은 (매장) 이전이나 확장 시 각 지역 자동차매매조합으로부터 일종의 승인을 우선 받도록 돼 있다”면서 “결국 한 기업의 지나친 확장을 막아 상생하자는 것인데, 사모펀드의 SK엔카직영 인수 이후 나타난 무리한 매장 확대는 투자 수익을 위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일 뿐 오프라인 중고차 유통시장 전체를 볼 때 반길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배동주 기자 ju@ilyo.co.kr
한앤컴퍼니, 노조 인사차별 정황에 노사갈등 심화 한앤컴퍼니는 SK엔카직영 인수 후 노동조합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인사차별에 나선 정황이 드러나면서 노사갈등 내홍마저 겪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비조합원인 소장과 조합원인 주임이 저지른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비윤리 행위에 대해 서로 다른 인사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SK엔카직영 인수와 동시에 SK엔카직영 윤리경영실로 한앤컴퍼니 소속 상무를 배치, ‘비윤리 행위 무관용 원칙’을 경영방침으로 정한 것과 대조된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한앤컴퍼니 비윤리 행위 징계위원회 인사 결과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회사 입고 뒤 일반 판매에 쓰여야 할 차를 몰래 자기 앞으로 구매한 대구반야월지점 진 아무개 소장에 대해 직위해제 및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같은 기간 일반 판매 차량을 소장 허락을 받고 구매한 후, 직원은 활용할 수 없는 보증 서비스를 받은 천안지점 손 아무개 주임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손 주임의 보증 서비스 진행을 허락한 해당 지점 소장은 견책됐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합원인 주임과 비조합원인 소장 간 징계 형평성이 없다는 것. 노조는 이를 노조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진 소장은 직위해제·감봉 1개월 처분을 받은 후에도 사실상 소장 역할을 지속해오다 감봉 처리 1개월이 흐른 지난 10월 1일 소장으로 복직했다. SK엔카직영이 SK그룹 계열사에 편제돼 있던 때 비윤리 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대기발령이 떨어졌던 것과 대조된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SK엔카 노조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노동조합을 회사 경영을 위한 동반자로 생각하기보다 수익성 제고를 막는 걸림돌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 |